"멀린과의 불공정계약 당사자로서 공사비 횡령 혐의도 책임"
"강원도의회, GJC 검찰 기소 사실 모른 채 2050억 예산 승인"

시민단체 중도본부 회원들이 지난 9일 강원도의회 앞에서 범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GJC에 대한 보증채무 2050억 원 예산안 처리를 반대했다.[중도본부]

시민단체 중도본부 회원들이 지난 9일 강원도의회 앞에서 범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GJC에 대한 보증채무 2050억 원 예산안 처리를 반대했다.[중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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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라영철 기자] '레고랜드 관련 공사비 횡령' 혐의로 최문순 전 강원지사와 강원중도개발공사(GJC)를 검찰에 고발한 시민단체 중도본부(춘천 중도 선사유적지 보존본부)가 최 전 지사와 GJC를 향한 범죄사실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중도본부는 "강원도의회가 지난 9일 GJC 보증채무 예산안 2051억 원을 최종 승인했다"며 11일 이같이 주장했다.

도의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거쳐 상정된 예산안을 지난 9일 제315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어 재석 47명 가운데 찬성 41명, 기권 6명으로 가결했다.


중도본부는 도의회의 감사를 문제 삼았다. 이 단체는 "지난달 강원도의회 경제산업위원회가 GJC에 대한 기소 의견 송치된 범죄사실에 대해 보고받지 못한 상태에서 GJC를 감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GJC의 범죄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2회 추경에 포함한 '하중도 관광지 조성사업 의무부담 이행' 예산 2051억 원을 원안 가결했다"고 덧붙였다.


중도본부는 레고랜드 기반시설 조성 공사를 맡은 GJC가 레고랜드 운영사인 영국의 멀린사와 체결한 불공정 계약 등 레고랜드 사업 관련 중요정보를 민선 8기 강원도정과 도의회에 보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 승인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이 단체는 지난달 23일 강원도의회 권혁렬 의장실을 방문해 도의원 49인에게 전달할 '춘천 레고랜드 사업 감사 촉구' 문서를 전달한 바 있다.


특히, 레고랜드 사업과 GJC 관련 문제를 두고 사실 확인을 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최문순 전 지사를 지목했다.


단체는 "최 전 지사가 멀린과의 불공정계약을 한 당사자로서 기반시설 조성 공사와 관련해 보고받고 알고서도 묵살했다면, 공사비 475억 원 중 모래구입비를 포함한 성토 비용 180억 원을 횡령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중도본부는 앞서 2020년 4월에 레고랜드 기반시설 공사 현장에서 폐콘크리트 등 대량의 건설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혐의로 GJC를 포함한 레고랜드 사업자들을 형사 고발했고, 해당 사건은 같은 해 12월 검찰에 송치(2021형제2971호)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중도본부는 "강원도와 관계 공무원에게 범죄 사실에 대해 여러 차례 내용 증명 등의 공문을 보내 문제 제기했으나, GJC에 대한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종문 중도본부 대표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GJC가 기소 의견 송치된 정보에 대한 판단은 도의회의 역할이라고 항의했으나, 도는 GJC가 기소 의견 송치된 내용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레고랜드 MDA 체결 전 2018년 5월 15일 최문순 강원지사가 강원도를 방문한 멀린사 존 야콥슨 레고랜드 총괄사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중도본부].

레고랜드 MDA 체결 전 2018년 5월 15일 최문순 강원지사가 강원도를 방문한 멀린사 존 야콥슨 레고랜드 총괄사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중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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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열 강원도 경제부지사도 지난 10월 기자회견에서 "강원도가 GJC에 대한 경영권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채무는 모두 갚아줘야 하면서도 GJC의 구체적인 재무 상태나 현금 흐름 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강원도의 수익은 '제로'에 가까운 미미한 수준의 구조다. 도와 멀린사는 첫 계약 당시 테마파크 연간매출이 800억 원 초과 시 10%의 수익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2018년 수익률 재조정을 거치면서 1000억 원 이상인 경우 0.18%로 급격히 낮아졌다. 도의회는 이런 문제를 파악하고자 수년간 GJC 측에 토지 매각 등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매번 GJC는 '정보보호 의무'를 들어 공개하지 않았다.


보증 채무 2050억 원을 떠안은 도 역시 GJC의 부채 등 경영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김진태 지사는 취임 6개월째인 현재도 GJC로부터 레고랜드 총괄개발협약서, 채무 현황, 토지매매 등 구체적인 자료를 건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도의 감독을 받지 않는 GJC 구조 때문이다. 현재로선 강원도와 GJC, 멀린사 3자 합의로 관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이상, 사법 당국의 강제 수사 등을 통해서만 레고랜드 계약 관련 기밀 사항을 밝혀낼 수 있다.


결국 GJC 관리·감독을 하지 못하는 도는 법원의 판단으로 GJC가 레고랜드 인근 부지를 헐값 또는 특혜 매각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사실이면 이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기업회생신청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이에 송상익 GJC 사장은 "그동안 토지 매각은 감정가 기준에 따르는 등 적법한 기준과 절차를 거쳤다"고 했고, 최 전 지사도 "정확한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지 않고 그냥 정치적 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최문순 전 지사와 GJC 등이 춘천 레고랜드 기반시설 공사 과정에서 일부 공사비를 횡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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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지사는 또, '알펜시아 입찰 방해 혐의'로도 검찰에 송치돼 수사받고 있으며, '레고랜드' 사업과 관련해 박기영 강원도의원으로부터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강원경찰청에 고발된 상태다.


강원=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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