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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넘긴 노인, 25년간 차던 시계 판 이유

최종수정 2022.12.10 15:17 기사입력 2022.12.08 09:37

권송성씨, 네 번째 남북협력기금 기부
시계 등 귀중품 팔아 1180만원 '쾌척'

고종 황제의 딸인 모친 "민족을 사랑하라"
권영세 "소중한 뜻…남북 위해 쓸 것"

권송성씨(82·왼쪽)가 7일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권영세 통일부 장관에게 남북협력기금으로 써달라며 1180만원을 전달했다. /사진=장희준 기자 jun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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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7일 오후 5시께 정부서울청사. 검은색 두루마기 차림의 백발노인이 나타났다. 국보디자인 회장과 아태산업개발 회장을 지냈으며 건설업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는 권송성씨(82)였다. 팔순을 넘긴 노인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통일부, 그를 맞이한 건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었다.


권씨가 통일부를 찾아온 까닭은 남북관계 개선을 성원하는 기부금을 내기 위해서다. 은퇴 이후로는 이렇다 할 수입이 없어 25년간 차고 다니던 금시계와 반지까지 팔아 기부금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가 방긋 웃으면서 가리킨 왼쪽 손목이 텅 비어 있었다. 대신 남북관계 개선을 염원하는 바람을 가득 담아 1180만원을 통일부에 전달했다.

권씨는 "어머니께선 항상 민족을 사랑하라는 조언을 하셨다"며 "나라가 정말 어려운 상황인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보고만 있을 수 없어 기부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의 모친은 고종황제의 딸로 알려진 이문용 여사다.


권 장관은 "남북관계가 조금 얼어 있지만, 관계가 잘 풀리면 남북협력기금에 건네신 소중한 뜻을 잘 살려서 쓰겠다"며 "남북관계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큰 힘이 된다"고 화답했다.


권씨의 남북협력기금 기부는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며 1000만원을 쾌척했고, 2002년에는 남북이 분단으로 끊긴 경의선 철도를 복구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다시 한번 1000만원을 기부했다. 통일부에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기금을 낸 건 권씨가 처음이었다.

이후 2018년에도 판문점 선언을 통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성원하며 1000만원을 통일부에 기탁했고, 이를 계기로 같은 해 12월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 '동해·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국민대표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편 남북협력기금의 민간 기탁금은 1992년 경남 사천시의 건흥초등학교 학생들이 북한 주민들을 돕자면서 모은 6만5310원이 시작이었다. 이 밖에도 어느 농부가 자신이 수확한 쌀 7가마를 팔아 105만원을 내기도 하는 등 현재까지 88건의 기부가 이뤄졌다. 이렇게 모인 민간 출연금은 28억원에 달한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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