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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기후변화로 대형산불 급증, 인류를 질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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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 "미국 서부 등 피해 극심"
전세계 연간 1000만명 추가 사망 예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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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기후 온난화로 잦아진 대형 산불이 미국과 전세계 인류를 질식시키고 있다."


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최근 미국 서부 지역 등 전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대형 산불이 급증하면서 관련 사망자가 늘어나는 등 인류를 질식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2020년 9월 미국 오리건주 캐스케이드산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대표적 사례다. 단 3일 만에 무려 4000㎢의 산림을 태워 최근 36년간 오리건에서 일어난 산불의 총합보다 더 큰 피해를 입혔다. 특히 이로 인해 발생한 매캐한 연기로 인해 인근 지역의 주민들은 2주 동안이나 집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이 시기 오리건주에서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며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다른 때에 비해 무려 38%나 급증했다.


대기오염은 객관적인 측정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미국은 미세먼지(PM), 오존, 일산화탄소,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등 5개 물질의 농도를 측정한 후 환산한 대기질지수(AQIㆍAir Quality Index, 0~500 사이)를 발표하는데, 300 이상일 경우 모든 사람들에게 해로운 상태로 간주한다. 그런데 2020년 9월 중순 워싱턴주, 오리건주,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산불이 가장 심각했을 때 측정된 AQI는 300 또는 그 이상이었다. 특히 오리건주 살렘 남동부 지역에선 AQI가 측정 가능 수치를 훨씬 초과한 642에 달할 정도로 대기 오염이 극심했다. 미세먼지도 미국 국가 대기질 표준(NAAQS) 보다 4~11배 이상 높았다. 게다가 이같은 대기 오염 물질은 미국 서부 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공기의 흐름에 따라 동부 해안 지역의 뉴잉글랜드 지역까지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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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형 산불에 따른 대기 오염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2020년 400만 헥타아르 이상의 산림을 태운 대형 산불 규모는 1983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후 두 번째로 많았다. 당시 한여름에 미국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은 미국에서 측정된 직경 2.5㎛ 미만의 입자(PM 2.5)의 4분의 1을 배출한 것으로 측정됐다.

미국폐협회가 올해 펴낸 '2022년 대기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40%, 즉 1억3700만명 이상이 현재 대기 오염 물질이나 오존이 건강에 해로울 정도인 지역(대부분 미국 서부)에 살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에너지 위기가 조성되면서 미국 내에서 원유 생산이 다시 급증하고 있는 것도 위기 요인이다. 미국 원유 생산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텍사스 일대 등 페름 분지의 산유량은 지난 11월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측됐는데, 이는 대기 오염 심화로 직결된다. 실제 미국 칼즈배드 동굴 국립공원에서 오존 수치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날이 2020년엔 연간 9일, 지난해엔 연간 14일로 급증했다.


미국 서남부 지역은 현재 23년째 대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1200년 이래 가장 극심한 건조한 상태다. 캘리포니아 지역의 경우 올해 1~3월 새 100년 전 측정을 시작한 이래 가장 건조한 날씨를 보였다. 더 건조해진 기후로 사막 지대에서의 모래 폭풍도 더 심해지고 있다. 1990년대에 비해 2000년대 들어 미국에서 발생한 대형 모래 폭풍의 숫자는 무려 2.4배나 급증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처럼 기후 온난화에 따른 대형 산불 증가 추세는 심각하다. 유엔(UN) 환경프로그램이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은 2030년까지 14%, 2050년 말까지는 3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로 인한 미세먼지 노출이 증가하면서 한 해에 약 1000만명의 사람들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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