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美 인플레법 갈등 고조..."WTO 제소로 맞대응"
내달 무역기술협의회서 인플레법 집중 논의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유럽연합(EU)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통해 맞불을 놓는 방안을 고려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보복관세 전쟁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내달 1일 미 워싱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IRA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지난달 26일 파리에서 만나 IRA의 전기차 보조금이 시장 왜곡 조치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강경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숄츠 총리는 지난달 말 처음으로 EU가 미국과의 협상에서 해결책에 도출하지 못할 경우 자체 세금 감면과 지원을 통해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한 '유럽산 우선 구매법(Buy European Act·유럽 제조사들을 위해 보조금 지급법)'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EU가 불공정 경쟁에 직면할 경우 손실을 감내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U는 미 IRA 시행으로 유럽 내 기업 투자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는 등 기업의 생산 여건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가운데 IRA로 더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실제로 미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배터리를 만들려고 했으나 IRA의 세액 공제 문제 때문에 배터리 제조 장비를 미국으로 옮기기로 했다.
EU는 협상을 통한 해결책 도출에 난항을 겪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모색하고 있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미국과의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WTO 제소와 보복관세로 맞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랑게 위원장은 IRA 시행이 임박한 상황에서 "일단 법안이 시행된 뒤에는 어떤 변화(법안 개정)도 이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라며 발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EU는 IRA 전기차 보조금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미국과 태스크포스(TF) 첫 회의 열고 협상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폴리티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대중 무역 제재 등 단일 대오의 상황에서 양측의 무역전쟁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내달 5일 워싱턴서 열리는 제3차 미·EU 무역기술협의회(TTC) 고위급 회담의 귀추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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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 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이 배터리,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서 자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유럽 연대 펀드' 조성을 제안하는 등 EU 자체 보조금 지급 마련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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