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불안 심리 2008년 금융위기 수준"

(사진출처: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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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에서 치솟는 물가로 인해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대목에도 개인과 기업들이 소비와 기부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강도 긴축으로 유동성 공급이 끊이면서 소비 심리가 그 어느 때 보다 악화된 영향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소비자들과 기업들이 크리스마스 등 연말연시 선물과 기부금, 행사 관련 지출 계획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컨설팅업체 딜로이트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올 연말 쇼핑 시즌 소비자들의 평균 선물 구매 갯수가 9개로, 지난해(16개) 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가구당 총 예상 지출액은 1455달러로 전년 1463달러에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년 의료기관에 20억달러를 기부해 온 국제 비영리단체 다이렉트 릴리프의 최고경영자(CEO)인 토마스 티게는 "올 연말 기부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WSJ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살고 있는 오팔 홀트필립씨 가족의 사례를 소개하며 미 소비자들의 물가 불안 심리는 그 어느때 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필립씨 부부는 3명의 자녀를 위해 매년 크리스마스 전날 밤 아이들 머리맡에 성탄절 양말과 선물보따리를 놓았지만, 올해는 생략하기로 했다. 지난해 1365달러이던 아파트 월세가 올해 2600달러로 뛰어 오르면서 허리띠를 졸라 매야한다는 생활비 압박감이 커지면서다.


미시간대는 최근 6개월간의 소비심리평가지수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위기와 기록적인 실업률을 보인 2008년과 비견될 만큼 악화돼 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매달 물가 상승률은 임금 상승률을 추월하며 빠른 속도로 올랐고, 높은 인플레이션은 당초 시장 예상 보다 길어지고 있다. 뜨거워진 고용 시장과 인플레이션이 최근 둔화되고 있다는 징후에도 불구하고 생활비 부담은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매달 소비자 신뢰지수를 발표하는 미 민간 경제연구기관 컨퍼런스보드는 올 연말 미 소비자들이 선물 지출에 618달러를 쓸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648달러)에서 줄어든 것으로 감소폭은 크지 않지만, 물가 급등 때문에 같은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상품 수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컨퍼런스보드는 품목별로 가구, 가전제품, 보석, 장비, 장식품 등의 카테고리에 속한 지출이 가장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식료품, 에너지 가격과 집값 상승으로 압박을 받는 중산층 이하 가정에는 필수적 지출이 선물 구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 지난달 초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인의 41%(약 9500만명)가 필수적인 가계 지출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29%) 대비 지출 압박이 크게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 금융통계 웹사이트 뱅크레이트가 성인 2451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 8월 조사에서 연말 쇼핑객의 84%가 할인 쿠폰을 활용하거나 구매 목록을 줄이거나 더 저렴한 브랜드를 찾는 방식으로 소비 절감에 나설 계획이라고 답했다.


소비 부진이 예상되자 대형 완구업체와 패션업체들은 재고 정리를 위해 대형 할인행사를 기획 중이다. 미국 패션업체 갭은 할인 혜택을 최대 60%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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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형 할인 행사를 통한 박리다매를 감당하기 힘든 자영업자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앨버커키에 있는 장난감 업체 주인인 케리 피어는 매출 호조를 보였던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온라인, 오프라인 쇼핑객들 감소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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