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억류 美 농구선수, 악명높은 정치범 수용소로 이송…美 반발
고문·강제노동 사망자 많은 구소련 수용소
美 국무부 "러, 공식 통지의무 어겨 강력 항의"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에서 마약 밀반입 혐의로 억류 중인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선수인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러시아 남서부 지역의 정치범 수용소로 이송됐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사전 통지도 없이 자국민을 수용소로 수감시켰다며 반발하고 있다. 향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협상문제를 두고 그라이너의 신변을 정치적 담보물로 계속 이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그라이너의 변호인단은 성명을 통해 "그라이너가 러시아 서남부 모르도비아 지역의 야바스 유형지로 이송됐다고 알려졌다"며 "우리는 현재 그라이너의 정확한 위치는 파악할 수 없으며, 그가 목적지에 정확히 도착하면 이를 파악하는데 최대 2주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해당 유형지는 과거 옛 소련시절부터 운영되던 정치범 수용소로 강제노동이 허용되고 수감자들이 고문을 받아 사망하는 경우도 있는 악명 높은 수용시설로 알려졌다. 러시아 전역에 약 800여개의 정치범 수용소가 존재하고 있으며 50만명 이상이 수감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 정부는 해당 소식에 즉각 반발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그라이너의 변호인단과 연락을 취했으며, 그녀가 모스크바에서 남동쪽으로 약 7시간 거리에 있는 유형지로 보내졌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러시아는 미국 시민이 그러한 시설로 이송되는 것에 대해 공식 통지 의무가 있으나 이를 통지하지 않았으며, 이에대해 강력히 항의한다"고 러시아를 비난했다. 이어 "현지 대사관을 통해 그녀의 이송과 현재 위치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러시아측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황이 극도로 불리해진 러시아가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그라이너의 신변을 미국과 협상에 대비한 정치적 담보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서방 국가들로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직접적인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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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라이너는 지난 2월 러시아 공항에서 짐검사 도중 대마초가 발견돼 마약 밀반입 혐의로 현장 구속됐다. 이후 지난 8월 징역 9년과 벌금 100만루블(약 2100만원)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됐으며, 지난달 낸 항소 또한 러시아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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