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줄다리기…"與 중진, 수용불가" 대세 vs "野, 동행 않으면 규정대로 착수"
국민의힘, 당내 3선 이상 중진 "국정조사 반대" 의견 우세
박홍근 "끝내 동행하지 않겠다면 의장이 국조법 규정대로 위원회 구성 착수 기대"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금보령 기자, 권현지 기자] '이태원 압사 참사' 국정조사를 놓고 여야 수싸움이 본격화됐다. 범국민 서명운동까지 돌입한 민주당은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국정조사 요구서를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단독처리'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선 최대한 국민의힘을 설득해야 한다. 국민의힘 역시 야당의 국정조사 압박를 비판하고는 있지만, 내년 예산안 심사에서 거대야당인 민주당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 여야 대치 속 협상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민의힘이 이태원 압사 참사 국정조사 도입을 놓고 당내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진행한 회의에서 '수용 불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이 일관되게 얘기를 해 왔지만, 경찰의 감찰과 조사·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한 점 의혹없이 낱낱이 국민에게 밝히고 그것을 토대로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라며 "그 결과를 보고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가서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논의해도 늦지 않다.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중진의원들의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날 중진 회의에 참석한 장제원 의원도 회의 후 기자들에게 "국정조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선 (3선 이상 중진)의원님들 대부분 다 일치를 했다"며 "만장일치"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수사 중인데 국정조사를 하게 되면 '수사 중이라 발언할 수 없습니다'로 일관한다"며 "(국정조사는) 정치 공세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에 집중해야 하고, 미진하면 검찰 수사를 하지 않나. 이런 수사를 지켜보는 게 진상규명"이라면서 "거대야당이 장외투쟁하는 것이 정치적 이용이다. 방탄 국회를 하겠다는 거에 우리가 어떻게 합의를 하는가"라고 말했다.
오전 회의에서도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와 이와 관련한 범국민 서명운동에 대해 "이재명을 살리기 위한 억지 퍼포먼스"라며 강력 비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 추진 서명운동을 벌이는 것에 대해 "국정조사와 특검, 그 이상의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대야당이 거리에 나설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당 대표의 사법 처리를 막겠다고 제1야당 전체가 장외투쟁에 나선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민주당의 장외 서명운동에 '시선 돌리기'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참여하지 않으면 24일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하겠다고 한다"며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음에도 장외서명을 받는 것은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감추고 시선을 돌리며 물타기 위한 '이재명 구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예산 및 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야당의 '발목잡기' 탓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야당의 국정조사 공세를 시작으로 윤석열 정부의 내년도 첫 예산안 처리에까지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수로 읽힌다.
반면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특검 추진을 요구하는 범국민 서명운동에 대해 "정당한 정당 활동"이라고 강조하며 국민의힘의 국정조사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날의 진실이고, 원인 규명을 통한 책임자 처벌"이라며 "민주당은 원내 제1당으로서 결코 국회를 포기하지 않겠다. 오히려 국회에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를 꼭 관철해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 마련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 "158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데 대해서 '누군들 폼나게 사표 던지고 싶지 않겠냐'는 망언을 또 내뱉은 장관은 이미 파면됐어야 하고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참사 책임자를 계속 두둔하고 보호하려 한다면, 이 장관을 포함한 내각에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한 방안을 적극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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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부터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주 원내대표, 박 원내대표가 모여 원내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지난 7일에도 국정조사 합의점을 찾지 못한 데에다가 이날 국민의힘 당내 중진의원들도 국정조사 '수용 불가'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국정조사를 둘러싼 여야 합의는 험로를 겪을 전망이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진실과 책임을 향한 길에 끝내 동행하지 않겠다면, 국회의장께선 국정조사법 규정대로 조속히 위원회 구성에 착수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이제라도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정조사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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