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트럼프냐, 트럼프냐…美공화당 대권 경쟁도 본격화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포스트 트럼프냐, 트럼프냐." 미국 11·8 중간선거에서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표를 거머쥔 공화당 내에서 2년 후 차기 대선주자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잇단 책임론을 기회로 ‘대권 잠룡’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고대로 15일(현지시간) 대선 출마 선언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서 트럼프 제친 '잠룡' 디샌티스
1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을 포함한 공화당원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공화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정권심판론의 환경 속에서도 중간선거 압승(레드웨이브)을 거두지 못한 데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진 여파다.
예상치 못한 민주당의 선전 뒤에는 반(反)트럼프파의 막판 세력 결집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자질이 부족한 후보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며 주요 지역에서 패배가 잇따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화당 정치 전략가인 스콧 리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류 후보를 많이 뽑은 것이 결정적 패인"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압도적인 격차로 재선을 확정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중간선거 이후인 9~11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원과 친(親)공화당 무당층 유권자의 42%가 차기 공화당 대선 주자로 디샌티스 주지사를 선호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도는 35%에 그쳤다. 불과 한 달 전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45%)이 디샌티스 주지사(35%)를 10%포인트 앞섰던 것에 비교해 급격히 역전된 것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내 차기 대권주자 경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대안으로 거론돼온 인물이다. 이달에는 공화당 정치자금을 지원하는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최고경영자(CEO) 등이 디샌티스 주지사를 공개 지지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최근 들어 "(디샌티스 주지사가)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는 아주 심하게 다칠 수 있다"고 노골적인 경고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 외에도 '포스트 트럼프' 주자로는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 등이 거론된다. WP는 이번 중간선거를 계기로 이들 공화당 내 대권 잠룡들이 자신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 조용히 살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영킨 주지사는 이미 대권 도전을 시사한 상태다. 펜스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15일 께 저서를 발간한다.
◆트럼프, 예정대로 15일 대권 도전 선언?
이번 중간선거의 레드웨이브를 기반으로 대권까지 기세를 이어가고자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당초 15일로 예고한 중대 발표 시점을 내달 6일 예정된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그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선언이 이뤄질 것이 확실시돼왔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잇단 책임론에도 대선 행보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미 '15일 중대 발표=대선 출마 선언'으로 예고돼온 상황에서 이를 미룰 경우 오히려 선거 부진의 책임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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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직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15일 일정이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우린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며 "왜 바꿔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어떤 측면에서 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내 개인적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매우 큰 승리"라고 자평했다. 이는 자신을 향한 책임론에 선을 긋는 한편, 본인 덕분에 선방한 것이라는 여론을 쌓음으로써 대선 출마 명분을 더하기 위한 발언들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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