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면서 달러 가치는 급락했고 주가는 급등했다. 그러나 다가올 경기침체를 고려하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확률은 낮아 보인다.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7%로 시장 예상(7.9%)보다 낮았다. 근원 소비자물가상승률 역시 6.3%로 예상치(6.6%)를 밑돌았다. 상품 가격이 하락하고 그동안 물가상승을 주도했던 식품과 서비스 가격 상승세도 둔화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추세는 11월 이후에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내년 1분기에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대 중반까지 떨어지고 4분기에는 3%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수요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실제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GDP 밑으로 떨어졌다. 최근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4%다. 그렇게 되면 실제와 잠재 GDP의 차이인 GDP 갭률이 마이너스 3%까지 확대된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고 통화공급을 줄이고 있다. Fed가 금리를 인상했을 때 1년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물가상승률도 낮아졌다. 공급 측면에서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던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안정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Fed의 금리인상 속도가 둔화하거나 금리인상 사이클이 머지않아 마무리될 수도 있다. Fed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가 ‘테일러 준칙’이다. 이는 실제와 잠재 GDP 차이와 실제와 목표 물가상승률 차이를 참조해 적정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필자가 추정해보면 적정금리 수준이 올해 2분기부터 계속 낮아지고 있다. GDP갭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물가상승률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통계를 보면 테일러 준칙으로 추정한 적정금리 수준이 낮아질 때 Fed는 금리인상을 중단했거나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러한 기대로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발표된 이후 이틀 동안 달러지수가 3.6% 하락했다. 과대 평가된 달러 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이 매월 발표하는 주요국의 실질실효환율에 따르면 달러 가치는 2022년 9월에 32%나 과대 평가됐다. BIS가 2000년부터 이 지표를 작성해서 발표한 이후 최고치였다.
주가지수도 급등했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지수는 물가 발표 이후 2거래일에 9.4%나 상승했다. 문제는 주가 상승세가 지속할 수 있는가에 있다.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금리와 경제성장률(기업이익 증가율)이다.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시장금리부터 하락할 것이다. 실제로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10년 국채수익률이 10월 말 4.24%에서 11월10일에는 3.81%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시장금리 하락은 다가올 경기둔화를 의미한다. 경기를 예측하는 데 선행지표로 작용하는 10년과 2년 국채수익률 차이가 지난 7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최근으로 올수록 그 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11월 들어서는 3개월 국채수익률이 10년 국채수익률보다 더 낮아졌다.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다.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줄어들면서 내년 1분기부터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계의 실질가처분소득은 정체되고 있는데도 소비는 늘었다. 이에 따라 6월 이후 가계저축률이 3%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소비할 돈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소비 중심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주식시장에 한 번 더 충격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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