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靑 개방 준비 미흡 아쉬워…세계적 건축가 대전 열었으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서울편3·4편 출간
100년 뒤 사람에게 공유한다는 마음으로 집필
시리즈 15권으로 마무리 희망…"할 수만 있다면 중국편도"
[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청와대를 개방한 것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개방할 때는 좀 더 준비하고 했으면 좋을 뻔했다.”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서교빌딩 지하 2층 50주년홀에서 진행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서울편3·4’ 출간 기자회견에서 유홍준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유 이사장은 “가장 이상적인 건 국제적으로 건축가들의 설계 경기를 여는 것”이라며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의 아이디어로 할 게 아니라, 정말 전문가를 두고 국민 여론도 수렴하면서 만들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섣불리 손대면 나중에 고치지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와대를 미술관으로 활용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전체 활용방안 구성이 우선해야 한다. 역대 대통령이 외국 사절들에게 받은 선물을 전시하거나, 대통령 기록 유물을 전시하는 등 아마 아이디어는 많을 것”이라며 “청와대가 잘 재정비돼 우리 시대의 문화유산으로 남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책에는 이처럼 오늘날 서울의 이모저모가 담겼다. 유 이사장은 “도시인들이 사는 지역이라 문화유산이란 개념에서 안 다뤄도 그만이란 생각에 집필을 망설였지만, 100년 후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록과 증언으로 삼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느낀 대로 썼다”며 “지금 보이는 게 이렇게 변화해서 지금에 이르렀구나 하는 걸 공유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책에는 유 이사장의 어릴 적 이야기도 함께 담겼다. 자서전이 되지 않도록 과하지 않게 적절히 양념했다. 서울 종로구 창성동 130번지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다닌 고향 ‘서촌’의 이야기와 6·25전쟁 2년 후 맹아학교 내 천막 교실에서 수업했던 추억을 전한다.
북촌에 관해서는 서술을 망설였다고 했다. 딱히 쓸 말이 없었기 때문인데, 오히려 그 점이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북촌이면 막연히 한옥 밀집 지역으로 조선 시대 양반이 살던 곳으로 생각하는데, 사실 전부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어떻게 형성됐고 어떻게 전통가옥의 상징이 됐는지 그 과정을 확실히 해두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인사동과 관련해 “500m 남짓한 짧은 거리가 걷기에 아주 쾌적하다. 냇물을 포장하면서 길이 S자로 휘다 보니 길 끝이 안 보이고 신(scene)이 계속 바뀐다”면서 “도시 건축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한 아이디어를 줬다. 곡선에서 인간적 체취가 풍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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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첫선을 보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는 올해로 29해를 맞았다. 지금껏 열두편이 출간됐는데, 유 이사장의 목표는 15권까지 출간하는 것이다. 현재 국토 박물관 순례를 통해 미처 다루지 못한 유네스코 지정 유물을 소개하기 위해 연천 전곡리 선사시대 유적지에서 독도를 아우르는 후속편을 집필 중이다. 유 이사장은 “내 나이가 만만치 않다. 올해 73세”라며 “15편에서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할 수만 있다면 중국 편을 더 출간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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