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 지난 10월20일 서울시의회 박성연·송경택 의원이 주최한 ‘서울특별시 주민자치 실질화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바로 세우기’라며 조계사에 사업 중단을 통보한 ‘서울마을공동체지원종합센터(서마종)’ 사업에 조계사가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중간지원조직’에 대해 바람직한 해법의 실마리를 모색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오 시장이 ‘주민자치 바로 세우기’ 관점으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에 공감을 같이 한 점은 값지다.
지난해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의 곳간은 시민단체 전용 ATM기로 전락했다"며 시민단체 지원예산 삭감을 강력하게 추진했고, 서울시의회가 이것을 막아선 바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0월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불법적인 요소를 보인 민간위탁 사업에 대해 민·형사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향후 시민단체와의 갈등을 예고한다.
토론회에서 전상직 한국주민자치중앙회 회장은 "박원순 전 시장의 서울형 주민자치회는 가장 상부에 시민단체가 있고 하부에 주민이 있다"며 "서울시 예산을 인건비로 해서 조직을 유지·확장하면서 주민자치회를 지배하고 있는 권력화된 시민단체의 예산지원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전 회장은 "오 시장은 박원순식 서울형 주민자치 모델을 바로잡고 시민단체의 예산을 주민자치회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의 ‘주민자치 바로 세우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 나온 여러 의견을 종합해 볼 때, 오 시장의 서울시 바로세우기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의견이 나온 만큼 보완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그 핵심은 ‘소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속담처럼, 예산 중단으로 주민자치회마저 죽일 수 있다는 점은 막아야 한다는 점이다. 즉 주민자치회의 자생성과 충돌하는 시민단체 중심의 중간지원조직을 폐지하고 예산을 중단한 것은 적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민자치회의 자생성 강화를 위해 필요한 예산을 줄이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서울시가 시민단체를 대신해 주민자치회 조직에 필요 예산을 직접 지원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오 시장이 주민자치위원들로 구성되는 ‘통리반 주민자치협의회-읍면동 주민자치협의회-시군구 주민자치협의회’로 이어지는 조직건설을 위해 조례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이제는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인식도 변화될 시점이다. 마을공동체의 허브 기관으로 주민자치회가 설치되고 있는 만큼, 중간지원조직의 위상 역시 풀뿌리에서 자라나는 ‘주민자치회’의 역량 강화를 위한 보조기구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주민자치회는 중간지원조직의 돈과 행정 그리고 활동가들의 목적의식과 같은 외부 주입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동안 사용해온 ‘마을 만들기 콘셉트’에서 벗어나 ‘주민자치 가꾸기 콘셉트’로 노선 변경이 필요하다.
특히 읍면동 차원의 주민자치회는 규모가 너무 커서 주민들의 참여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만큼, 통리반 수준의 주민자치회로 전환해 주민들의 참여 욕구와 다양한 동기가 분출하도록 배려하는 등 자생적인 힘으로 자라나도록 가꾼다는 관점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마을공동체의 핵심인 주민자치회가 위로부터 만들어지도록(making down) 해서는 안 되고 아래로부터 스스로 자라나도록(growing up) 가꾸는 데 매진해야 할 것이다. 이에 시민 활동가들은 ‘메이커(maker)’의 역할이 아닌 ‘정원사(gardener)’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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