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불통 사태 초래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 지목돼
"고질적 문제"…전해질 휘발성 물질 사용, 온도 급상승시 발화 위험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연구 활발…조기 상용화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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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경기도 판교 SK C&C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화재의 원인으로 서버에 장착된 무정전 전원장치(UPS)에 사용된 리튬이온 배터리의 자체 발화가 지목되며 ‘배터리 위험성’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에도 전기자동차 화재 시 수 시간 동안 물을 뿌리고 방염막까지 덮어도 막만 걷으면 걷잡을 수 없이 불이 커지는 현상 때문에 주목받아왔다. 이번 SK C&C 화재도 초기 소화 시설이 작동했지만 진화하지 못했다는 점을 놓고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태생부터 화재·폭발에 취약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의 화학적 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배터리다. 리튬산화물로 만들어진 양극, 흑연으로 만든 음극, 이온의 이동 통로인 전해액, 폴리에틸렌(PE)이나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로 만들어진 분리막으로 구성된다. 1976년 개발된 후 가볍고 작은 크기이면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고 수백회 이상 재사용이 가능해 휴대폰ㆍ노트북ㆍ전기자동차 등 거의 모든 이차전지 시장에서 사용한다.

문제는 화재ㆍ폭발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전자의 이동 통로가 되는 전해액에 불이 붙기 쉬운 휘발성 용매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지 내부에서 단락 현상이 일어나 갑작스럽게 온도가 높아지면 발화 및 화재, 심지어는 폭발 가능성도 있다. 특히 대용량으로 만들어진 UPS나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경우 화재ㆍ폭발에 더욱 취약하다. 외부 충격으로 전해액이 셀 경우에도 발화의 위험이 높다. 최근 전기차ㆍESS 장치 화재 등이 발생할 때마다 이런 문제점이 제기된 바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조. 그림 출처=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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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차단해도 1천℃ 열 발산, 다시 발화

UPS나 ESS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손가락만 한 건전지 셀 수천개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이중 하나라도 분리막 등이 손상돼 온도가 급상승할 경우 옆에 붙어 있는 셀이 함께 뜨거워진다. 결국 수천개의 건전지 셀이 모두 1000℃가 넘는 열을 각각 방출하며 퍼져나간다. 이른바 ‘열 폭주’ 현상이다. 열 폭주 현상이 시작되면 일반 화재처럼 단순 진화가 어려워진다.


일반 분말 소화기로는 진화가 불가능하다. 진화 방법은 수 시간 동안 물을 계속 뿌리고 산소를 차단하는 방법뿐인데 이마저도 어렵다. 방염막으로 덮어 산소를 차단해도 리튬이온 배터리는 여전히 고열을 방출한다. 방염막을 걷으면 다시 불이 붙는다. 한번 불이 붙으면 진화 자체가 어렵다 보니 아예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때문에 IDC를 비롯해 UPS나 ESS를 설치해야 하는 곳에서는 한층을 별도로 비워 리튬이온 배터리를 보관하고 과충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더해 충전, 사용 시 발생하는 배터리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엄승욱 한국전기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발열은 전자 간 충돌이나 물리적 이유로 단락이 발생했을 경우, 과도한 용량이 충전됐을 때 발생할 수 있다"면서 "용량이 높을수록 발생한 높은 열을 발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래서 차세대 배터리 연구

리튬이온 배터리의 위험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배터리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꾸는 전고체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액체 대신 고체를 전해질로 사용함에 따라 안정성이 훨씬 높아진다. 삼성SDI는 2020년 3월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km, 1000회 이상 사용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도요타나 LG에너지솔루션 등 전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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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업체들은 수 년 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과학기술계의 지적이다. 전해질로 쓰이는 고체 물질로 인해 제조 단가가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두 배가량 높고, 고체 물질 입자 사이에 높은 내부 저항(계면 저항) 때문에 효율과 순간 출력이 낮은 것이 과제다. 엄 센터장은 "현재 연구실 수준에서, 많은 소재들이 개발되고 성능과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언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고체 배터리가 개발돼 상용화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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