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잔치' 때 이례적 도발 감행한 北…"대내외적 명분 쌓기"
나흘 만에 또다시 포격, 군사합의 위반 9건으로 늘어
"외부 위험 잘 대응으로 포장…南 책임 돌리려는 의도"
美, '전략자산 상시 배치'에 "주한미군 주둔으로 충분"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이 중국의 당대회 기간 소강상태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을 깨고 또다시 9·19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도발을 감행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내외적 명분 쌓기'로 분석했다. 우리 측의 정상적인 훈련을 '선(先) 도발'로 규정한 만큼 내부에선 외부 위협에 잘 대응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대외적으로는 책임을 우리에게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8일 오후 10시부터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발, 오후 11시부터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발의 포병사격을 각각 감행했다. 낙탄 지점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상 완충구역으로, 지난 14일에 이어 나흘 만에 재차 군사합의를 위반했다. 이로써 북한의 군사합의 위반은 9건으로 늘었다.
북한이 중국 당대회 중 이례적인 도발을 감행한 것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명분을 쌓으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대북 규탄이 중·러 비협조로 무산됐듯이, 중국과의 교감 하에 중국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향후 소규모 도발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우리를 '적'이라 규정하고 정상적인 훈련을 '도발'로 간주했는데, 이는 내부적으로 외부 도발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잘 대응하는 것처럼 포장하고 대외적으로는 우리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의도"라며 "특히 한미연합훈련 등에 대해 '북한을 자극하는 불필요한 행위'라는 인식을 심어 국론 분열을 일으키려는 심산"이라고 풀이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대변인 발표를 통해 "지난 13일과 14일에 이어 18일에도 적들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우리를 자극하는 군사적 도발을 또다시 감행했다"며 "중대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아군 부대들이 강력한 군사적 대응조치로서 위협 경고 사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한반도 안보 정세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당국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다양한 북핵 억제 방안이 거론됐지만, 미국은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데 이어 미 전략자산의 상시 배치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국 방어를 위해 미 전략자산이 상시 배치돼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미 2만8000명 이상의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다"며 "그것이 국방 관계 및 안보 협력에 대한 한국 국민과의 약속의 신호"라고 밝혔다.
이는 전략자산 상시 배치 여부를 직접 거론한 건 아니지만, 주한미군 주둔 자체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어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사실상 전략자산의 상시 배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2대가 18일(UTC·협정세계시간) 오전 괌 앤더슨 기지에 전개한 것으로 파악되며 북한에 강력한 경고신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괌은 한반도에서 2시간 거리로, 미국은 지난 6월에도 북한의 핵실험 준비 징후가 포착되자 B-1B를 괌에 배치한 바 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오는 31일부터 내달 4일까지 한국 상공에서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에 돌입한다. 한국에서 F-35A, F-15K, KF-16 등 140여대, 미군에서 F-35B, F-16 등 100여대가 참가한다.
미군은 지난 7월 연합공중훈련 당시 미 알래스카주 아일슨 기지에 배치된 F-35A 6대를 한반도로 전개한 바 있다. 당시 한미 군용기 30여대가 참가했는데 이번에는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이번 훈련에 참여하는 F-35B는 일본 이와쿠니 미군기지에 주둔하는 전략으로, F-35A와 달리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항공모함에서도 운용할 수 있는 기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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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F-35A, 9월23일~10월8일 미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10만3천t급) 전개에 이어 미 전략자산이 잇따라 한반도에 진입하는 것으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적시에 조율된 방식의 전략자산 전개'가 실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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