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마로니에공원서 버스 운행 15분간 방해
전장연 "장애인 기본권 침해 고려하지 않은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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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김대현 기자]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버스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박 대표는 즉시 항소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양환승 부장판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양 부장판사는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이 모두 정당화되는 게 아니다"며 "퇴근길 버스 이용 시민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초래했고 스스로도 법질서를 위반하고 사회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것을 잘 알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집회 방식 제고를 당부했는데 회원 이끌고 지하철 탑승해 지하철 운행 방해하는 행위 등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반성하는 태도와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지난 결심공판에서 검사는 "위력으로 버스 운행에 관한 업무를 방해했다"며 박 대표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박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법정에 오는 데 2시간이 걸렸다"며 "비장애인의 이동에 비해 차별받고 있기 때문에 국민으로서 불평등과 차별 문제에 대해 저항한 것"이라고 호소했다. "버스에 올려달라고 했는데, 버스 운전사가 올려줄 시도도 안 하고 요청을 거부한 것"이라며 "제 행위는 정당했고,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의견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당시 양 부장판사는 "피고인께서 권리 주장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장애인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권익도 신장된 것으로 안다"며 "지금의 방법이 일반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4월8일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앞 버스정류장에서 집회 신고 없이 버스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장연 소속 회원 20여명은 버스에서 몸을 쇠사슬로 묶는 방식으로 집회를 진행했다. 전장연 측에 따르면 당시 버스 운행은 15분 동안 지연됐다.


이번 판결은 또 다른 집회 및 업무방해로 진행되고 있는 박 대표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지난해 1월22일, 2월10일, 6월4일에도 지하철 지연 시위를 진행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전차교통방해·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전장연은 버스 운행 방해와 유사한 방식으로 지난해 1~11월 지하철 운행을 5시간39분동안 지연시킨 바 있다. 아울러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손해배상 관련 소송도 제기된 상태다.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은 손배소에 대해 조정에 회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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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측은 이번 재판에 대해 비인간적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사법부에게서 법 정의를 기대했는데 헛된 기대였달"며 "지금까지 장애인이 당했던 기본권 침해에 어떠한 한마디 하지 않은 차별적인 판결이다. 즉시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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