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정부 시위자 구금' 이란 교도소 화재…4명 사망
국제사회 비난...프랑스 "상황 예의주시"
미국 "자국민에 대한 폭력 끝내야"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 참가자들이 대거 수용된 교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란 교정 당국은 반정부 시위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전날 금융 범죄와 절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수감자들 사이에서 싸움이 벌어진 뒤 교도소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4명은 위중한 상태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쯤 테헤란 북부에 위치한 에빈교도소에서 화염이 치솟았고, 주변에서 다수의 폭발음과 경보음이 들렸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에빈교도소로 가는 일반도로와 고속도로를 차단했으며, 교도소 인근에서 강력한 폭발음이 최소 여러 차례 들렸다고 전했다.
혼란을 틈타 일부 수감자들이 건물 밖으로 탈출했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지뢰를 밟아 폭발음이 들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화재는 완전히 진압된 상태다. 알리 살레히 테헤란 검사는 "에빈교도소에 평화가 돌아왔다면서 이번 소요사태가 지난 4주간의 반정부 시위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에빈교도소에는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 중 체포된 시위대 수백 명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도소는 이란 당국이 정치범이나 반정부 인사, 안보 관련 혐의의 외국인 수감자를 가둬온 곳으로 반인권적 처우로 악명이 높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18년 인권 침해 의혹으로 에빈교도소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는 이란 교도소 화재 원인에 대학살 가능성을 제기하며 예의주시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프랑스 국민이 구금된 에빈교도소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도 에빈교도소 사태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그곳에 부당한 이유로 구금된 미국인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이란 정부에 있다고 날을 세웠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이란 교도소 화재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사람들과 여성들이 거리로 나서는 용기에 놀랐다"면서 "기본권을 행사하는 자국민에 대한 폭력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혼란, 테러, 파괴를 선동하고 있다"며 "미국을 위대한 사탄이라 부른 루홀라 호메이니의 말을 기억해야 한다"고 저항했다.
반정부 감시단체 '1500타스비르'는 트위터에 에빈교도소 화재 영상을 올리면서 "에빈교도소는 정치범을 수용하는 곳이다. 우리는 대학살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이 단체가 올린 다른 영상에서는 교도소 인근에서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의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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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 휴먼 라이츠(IHR)는 이란 당국이 밝힌 사건 경위를 신뢰할 수 없으며, 정치범을 포함한 수감자들의 신변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고 경고했고, 미 뉴욕 소재 인권단체 이란인권센터(CHRI)는 수감자들의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 상태로 살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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