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둔촌주공 반년 만에 공사 재개…"유치권 현수막부터 뗍시다"
15일 오후 1시께 열린 둔촌주공 재건축 임시총회
23개 안건 모두 통과…조합원 "총회 결과 만족"
늘어난 조합원 분담금엔 "일반분양가 잘 받았으면"
15일 오후 서울 강동구 동북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둔촌주공 재건축 임시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조합원 및 관계자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 사진=노경조 기자 felizkj@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노경조 기자] "총회 후 유치권 현수막이 떨어지고, 다음 주 월요일 오전 10시에 공사 재개 기공식을 열게 됨을 (조합원들께) 알려드리게 돼 매우 기쁩니다."(박승환 신임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
지난 15일 오후 4시께 서울 강동구 둔촌동 동북고등학교 운동장. 박승환 신임 조합장이 당선 후 인사말을 나누자 곳곳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열린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임시총회는 총 23개의 안건을 심의·의결하면서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총회가 끝날 때까지 남아있던 조합원들은 야외에서 긴 시간을 보냈음에도 만족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상정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서 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공사가 재개되는 데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조합원 정방길씨는 "여태껏 공사가 오래 지연되면서 조합원들 걱정이 많았다"며 "오늘 총회 결과에 대해 아주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 조합원은 총회를 마치고 이동하는 박 신임 조합장에게 "유치권 현수막부터 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순조로운 총회 진행…전 집행부 처벌 탄원서도 받아
지하철 9호선 둔촌오륜역 1번 출구 앞은 총회 시작 1시간 전부터 이미 차량·인파로 북적였다. 동북고로 향하는 조합원들의 발걸음에 결의가 담긴 듯했다. 아이를 안은 여성, 미국에서 온 남성 등 너 나 할 것 없었다. 조합에 따르면 현장에는 전체 조합원(6150명)의 과반인 3884명(서면 결의서 제출 3791명 포함)이 참석했다. 이들은 따가운 햇볕을 피해 운동장에 비치된 좌석이 아닌 학교 조회대, 돌계단 등 그늘진 곳에서 총회를 지켜봤다.
"질의하실 조합원 있으십니까?" 오후 1시 23분께 사전 투표 개표 선언과 함께 23개 총회 안건이 일괄 상정됐다. 안건에 관해 물을 수 있는 심의 시간, 사회자의 질문에도 장내는 조용했다. 사회자가 "질의하실 분 없냐"고 되물으면 조합원들은 한목소리로 "네"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안건이 별다른 질의 없이 심의를 통과했다. 공사 중단 기간이 길어진 탓에 하루라도 빨리 재개됐으면 하는 조합원들의 염원이 느껴졌다.
다만 총회 예산(안) 및 참석비 지급을 다룬 안건 20호, 21호에 대해선 일부 이의를 제기했다. 한 조합원은 "진행요원을 굳이 써야 하느냐"고 물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총회 참석 독려비(참석·서면 각 10만원) 지급과 관련해 "우리 집을 (새로) 짓는 일이니 모이는 게 당연한데, 그걸로 '얼마를 준다' 하는 건 안 써도 될 돈을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합은 "만약 성원이 안 되거나 의결이 안 되면 사업 진행이 어려워진다. 원활한 진행을 위한 것이니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총회장 밖에서도 특별한 소란은 없었다. 길목에서 전 조합장, 자문위원, 통합상가위원장 등에 대한 엄벌탄원서 서명을 받았고, 조합원들은 줄을 서서 하나둘 이름을 올렸다. 소규모 토론의 장이 열리기도 했다. 한 조합원이 "전 조합장과는 소통이 잘 안 됐다"며 "문제가 많았던 것 같다"며 열변하자, 다른 조합원들도 맞장구쳤다.
마무리 잘 됐지만…"일반 분양가 잘 받았으면"
둔촌주공 조합원들은 15일 임시총회에서 23개 안건이 모두 통과된 데 만족감을 드러냈다. 동시에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며 "일반분양가를 잘 받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 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원본보기 아이콘새 집행부가 꾸려지고, 신임 조합장의 인사말과 함께 총회가 마무리됐다. 시간은 오후 4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현장을 끝까지 지킨 조합원은 많지 않았다.
귀가하는 조합원들은 저마다의 바람을 하나씩 얘기했다. 주요 화두는 일반분양가였다. 설계 변경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증액되고, 손실 보상금액까지 더해져 조합원 1인당 추가 분담금은 1억8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일반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모씨는 "총회 결과에 대해 대부분 만족한다"면서도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니 일반분양가는 잘 받았으면 한다"고 귀띔했다. 정씨 역시 "일반분양가가 잘 나와 조합원 부담이 줄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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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로 남은 통합상가위원회와의 갈등 봉합도 무난하게 해결되길 바랐다. 김모씨는 "조합원 입장에서 통합상가위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결국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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