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잦아들자 독감?" … "예방접종 먼저 받자" 소아과마다 '북적'
코로나+인플루엔자 공존하는 전례없는 시기
독감 면역력 없는 영유아, 감염에 취약
[아시아경제 변선진 기자]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 바로 옆 치과와 내과 등 다른 병원은 한산했지만, 오후 4시가 되자 소아과 진료 대기환자 수가 30분 사이 12명에서 22명으로 급증했다. 대기자가 20명대를 넘어서면 의사를 만나기까지 최소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소아과 직원은 "어린이집 하원 시간대가 되면서 자녀에게 독감 백신을 맞히려는 부모들과 영유아 아이들이 한꺼번에 몰렸다"고 말했다. 4세 자녀의 독감 백신 접종을 위해 의원을 찾은 배모(36) 씨는 "오전 시간대는 전날 밤부터 아팠던 어린이 환자들이 많고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일부러 이 시간대를 택했는데, 더 오래 기다려야 할 판"이라고 투덜댔다.
코로나19 재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그간 잠잠하던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확산하며 건강 관리에 다시 경고등이 켜졌다. 이미 코로나와 계절독감 등 여러 호흡기 감염병이 전례없이 공존하면서 일선 병·의원은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와, 서둘러 독감 백신 접종을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서울의 소아과 8곳을 방문·전화해 취재한 결과, 소아과마다 평균 10~15명의 대기인원이 있어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서울 중구의 한 소아과 관계자는 "통상 9월 말~10월 초는 독감 백신 접종을 하러 온 어린이와 보호자로 붐비기 마련"이라면서 "특히 올해는 코로나와 독감이 같이 유행할 수 있다는 전망에 불안감으로 내원하는 부모와 어린이가 많다"고 전했다.
질병관리청 독감 표본감시 통계에 따르면, 올해 40주차(9월25일~10월1일)와 41주차(10월2일~8일) 독감 의사환자(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각각 7.1명, 7.0명으로 집계됐다. 병·의원을 방문한 1000명 중 7명 꼴로 고열·기침·인후통 등 독감 증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이 수치가 7명대를 넘어선 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었던 지난 2020~2021년엔 1명대를 유지해 왔다.
독감은 통상 영유아→청년층→중년층→노년층의 순서로 확산하는데, 특히 올해는 오랜 마스크 착용으로 독감 면역력을 갖지 못한 영유아 환자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독감과 코로나19가 맞물리면서 환자가 급증하는 '트윈데믹'이나 동시에 두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플루로나'로 중증환자가 더 증가할 우려도 있다. 메타뉴모 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 리노 바이러스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으로 입원하는 환자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직장인 등 일반 성인들도 독감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30대 사무직 직원 신모 씨는 "독감 백신 무료접종 대상자가 아니여서 내과에서 3만원을 내고 맞았다"면서 "코로나에 걸려 한번 크게 앓았던 경험이 있다 보니 미리 대비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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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영남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든 독감이든 호흡기 감염병의 우세종은 매번 달라지기 마련"이라며 "빨리 예방접종을 받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급격한 온도 변화에 면역 기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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