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정상 궤도에 오른 '광주 충장축제'는 글로벌 도약 중
코로나19로 축소·비대면 개최 2년만에 온전히 열려…해외 관광객 참여 눈길
응답하라 7080 '추억의 전시장' 추억 소환·아이들과 공유…시민들 함박웃음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취소되거나 일부 비대면 형태로 열렸던 광주지역 대표 축제 '충장축제'가 다시 본궤도에 오른 13일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동 일대.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에 나오기 전으로 돌아간 듯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는 나들이객과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거리를 가득 메워 페스티벌의 열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곳곳에 설치된 각종 음식 부스와 체험 부스를 오고가며 사람들은 웃고, 떠들고, 소리질렀다. 그동안 억눌린 자유와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거리에는 외모가 예사롭지 않은 외국인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기타를 실은 수레를 끄는 한 중년의 외국인은 깃털이 달린 중절모에 빨간색 구슬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거기에 흰색 팬츠에 쇄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번 더 끌었다.
이번 축제에 최초 도입된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제1회 버스커즈 월드컵 IN 광주' 참여자다.
대규모·대형화·세계화에 초점이 맞춰진 축제는 이날부터 닷새간의 대장정을 시작햐며 경연 퍼레이드, 영화 콘셉트 퍼레이드, 아시아 국가 퍼레이드가 쉴 새 없이 펼쳐진다.
특히 전 세계인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올해부턴 '추억의 충장축제'에서 '추억의 광주충장 월드페스티벌'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관련 콘텐츠도 보강됐다.
때문에 자유분방한 감성이 돋보이는 '유럽 보헤미안 스타일'을 연출한 이들이 종종 보였다.
'버스커즈 월드컵'은 46개국 539팀(버스킹 뮤지션)이 예선에 참가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이 정도 규모는 국내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우승상금 '1억원'을 놓고 자웅을 겨루는 본선 무대가 막이 오르기 전인 오후 3시쯤에는 충장로, 금남로, 예술의거리 등 8개 지점에서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었다.
관객들은 앰프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목소리에, 기타를 치는 소리에 매료된 듯 해외 뮤지션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캄솨합뉘다" 노래를 끝낸 한 외국인의 어색한 한국어 발음에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고, 곧 박수갈채를 짝짝 보내며 호응했다.
따스한 햇빛을 머금은 어쿠스틱 기타 케이스에는 누군가 공연료로 낸 동전 몇 개와 1000원짜리 지폐 몇 장이 담겼다.
오후 5시부터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북동쪽 모퉁이에 위치한 ACC하늘마당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2차 본선이 시민 환호 속에서 거행됐다.
공연 무대에선 호주 국적의 '고도 드러머'가 플라스틱 통을 나무 막대기로 내리치는 타악 연주 등이 펼쳐졌다.
길거리에 버려진 물건을 주워와서 무심하게 치는 느낌인 것 같은데, 어느덧 잔디밭에서 이를 지켜보던 관객들은 리듬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며 흠뻑 빠졌다.
축제의 또 다른 킬러 콘텐츠인 '추억의 테마거리'에는 흑백사진처럼 오랫동안 간직했던 옛 기억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추억의 전시장'은 입구 벽면부터 흑백 영화 포스터로 만든 액자들이 빼곡히 걸렸고, 바닥은 촌스러워 보이는 빨간색 원색을 띠는 카페트가 깔렸다.
옛날 문방구, 이발관, 비디오가게 등 지금은 볼 수 없는 1970~80년대 모습을 재현한 공간들과 옛날 먹거리, 학용품, 장난감 등 물건들이 조화롭게 어울렸다.
뚱뚱한 모니터(CRT)가 노래 자막을 띄우는 레트로 감성의 노래방에는 학생 역할을 맡은 배우가 구성진 트로트를 불러 제껴 '그때 그 시절'로 빠져들게 했다.
서원일(46)씨 부부는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움츠리고 있었는데, 지역의 대표 축제가 성대하게 열려 왔다"며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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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온 장규화(39)씨는 "제가 마지막 국민학교 졸업생인데 나무 의자에 앉아 공부하던 때가 생각난다"며 "교실에서 장작으로 난로를 피웠던 그때의 냄새가 막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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