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목줄 잡고 '빙빙', 부모는 "동물학대 아니다"…미성년자 생명 감수성 교육은?
'요요'처럼 반려견 휘두른 어린아이…부모는 '두둔'
'동물판 n번방' 미성년자 동물학대 가담하기도
"체계적·지속적 생명존중 교육 필요"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어린아이가 요요하듯 강아지 목줄을 휘두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동물 학대가 아니다"며 이를 방관한 아이 부모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어른들의 안일한 동물 학대 인식이 아이의 생명 감수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동물권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한 어린이가 공원에서 반려견의 목줄을 잡고 요요를 하듯 휘두르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은 이 모습을 촬영한 목격자가 영상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영상에는 목줄을 잡은 아이가 반려견을 공중에서 휘두르고 빙빙 돌리는 등 반려견을 거칠게 다루는 장면이 담겼다. 반려견은 몇 차례 바닥에 부딪히거나 공중에서 발버둥을 쳤다.
목격자는 "어린이가 강아지를 이용해 요요 놀이를 하길래 아이에게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러도 멈추질 않았다"며 "증거용으로 촬영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하자 아이의 부모는 '동물 학대가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적절한 아이의 행동을 부모가 두둔한 것이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동물 학대에 대한 경각심이 낮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이른바 '동물판 n번방' 사건을 통해 미성년자의 동물 학대가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던 만큼,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다른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명 감수성 교육을 확대할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물판 n번방'은 지난해 1월 '고어 전문 방'이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모인 80여명이 동물 학대를 모의, 학대 사진과 영상을 공유해온 것으로 드러나 국민 공분을 일으켰던 사건이다. 이들은 길고양이를 비롯해 야생동물을 포획하는 방법이나 잔인하게 죽이는 방법이 공유하기도 했으며 실제 동물을 살해한 영상과 사진도 다수 주고받았다.
동물자유연대·동물권행동 카라 등 시민단체는 사건을 경찰에 고발했고, 경찰은 같은 해 4월 조모씨 등 피의자 3명을 특정해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방 참여자 80여명 가운데 수십명이 미성년자였고 이 중에는 중학생도 포함됐다. 이들 중 3명만 법적 처분을 받았는데 '고어전문방' 방장 조씨는 길고양이·강아지·쥐 등을 잔인하게 죽이는 내용의 영상을 업로드 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벌금 300만원에 약식 기소됐고, 행동대장 이모씨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 남은 1명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소년법원으로 송치됐다.
최민경 동물권행동 카라 정책행동팀 팀장은 "동물 학대에 대한 낮은 형량이 안일한 동물권 인식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독일 같은 경우는 산책 의무화 등 동물 학대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만, 국내는 물리적으로 폭행을 가해서 피 흘릴 정도는 돼야 학대라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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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부모들이 동물 학대에 둔감하면 아이들도 동물 감수성을 갖기 힘든 상황에서 미성년자들이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동물 학대를 목격하게 된다"며 "이럴 경우 고어전문방 사례처럼 동물 학대에 가담하는 경우도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팀장은" 단순히 '동물을 사랑하자'식의 교육에서 더 나아가 동물권 등 생명 존중 교육을 인성교육 과정 안에 넣는 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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