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가초바 "크렘린궁의 '환상', 국민 삶 고통스럽게 해"
러시아 정부에 '외국 대행기관' 지정 요청

푸틴 대통령과 알라 푸가초바(오른쪽) 사진=AP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과 알라 푸가초바(오른쪽)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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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전쟁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비판과 불만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국민 여가수로 불리는 알라 푸가초바는 러시아 내 반전 여론에 힘을 보태며 푸틴 비판에 나섰다.


18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푸가초바가 러시아 당국에 자신을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희극인이자 가수·방송 활동가인 남편 막심 갈킨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 비판한 것에 대한 공감이자 연대의 표현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푸가초바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러시아 젊은이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명분으로 크렘린궁이 강조하는 '환상의 목표'는 "러시아를 버림받은 나라로 만들고, 우리 국민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킨은 그동안 러시아 정부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발언들을 해왔다. 푸가초바도 몇 차례 전쟁에 반대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지만,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자신의 남편 막심이 '외국 대행기관'으로 지정되자 러시아 정부 비판에 나선 것이다.


2012년 채택된 러시아 법률은 외국의 자금지원을 받아 러시아 내에서 정치활동을 하는 비정부기구(NGO), 언론매체, 개인 등을 '외국 대행기관'으로 등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 외국 대행기관이란 명칭은 러시아 정부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활동을 하는 언론 매체나 단체, 개인을 매도할 때 쓰는 명칭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백만송이 장미'의 원곡 가수로 널리 알려진 푸가초바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러시아에서 활동해 온 뮤지컬 스타다. 1960년대 소련 시절 가수 생활을 시작해 명성을 얻었다. 1990년대 초 소련이 붕괴한 후에도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로 활동해왔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여러 차례 만났다.


푸가초바와 그의 남편 갈킨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한 달 뒤 이스라엘로 갔다. 이후 푸가초바는 지난달 말 아이들과 함께 러시아로 돌아왔다.


푸가초바 귀국 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주 무례하고 용납할 수 없는 발언들로 자신의 얼굴에 먹칠한 예술인들이 있다"며 갈킨을 비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갈킨)가 몹시 나쁜 발언들을 했다"면서 "우리는 분명히 그와 함께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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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14년 러시아를 떠나 에스토니아에서 활동 중인 반푸틴 음악인 아나테미 트로이츠키는 "푸가초바는 50여 년간 러시아의 최고 스타이며 전설이었다"면서 "이번 발언은 그녀가 처음으로 한 강력한 정치적 발언으로 러시아인들에게 상당한 충격"이라고 말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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