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노란봉투법' 맞불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勞社갈등' 우려(종합)
대체근로 허용·직장점거 금지 등
파업시 개선방안 정부에 정식 건의
"美·英은 직장 점거 시 해고 조치"
김형수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하청 해고자 복직 노사합의 관련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최서윤 기자] 경영계가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직장점거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노사 관계 개선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노동조합의 불법 쟁의 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 범위를 제한하는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해석된다.
19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한 뒤 발생하는 손실을 메우도록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노조의 불법적인 직장점거를 금하는 내용 등을 담은 '균형적 노사관계 확립을 위한 개선 방안'을 고용노동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제시한 방안은 ▲쟁의행위 시 대체근로 허용 ▲직장점거 금지 ▲부당노동행위 제도 개선 ▲비(非)종사근로자 사업장 출입 시 관련 규칙 준수 ▲단체협약 유효기간 실효성 확대 ▲쟁의행위 투표 절차 개선 ▲위법한 단체협약에 대한 행정관청의 시정명령 효력 강화 등 7가지다.
"파업 발생시 대체근로로 '수습'하게 해달라"
건의안의 핵심은 파업 발생 시 사용자가 신규채용, 도급, 파견 등 대체근로를 통해 손실분을 메울 수 있도록 주문한 것이다. '기업 방어권'을 확보하도록 제도를 마련해달라는 것으로, 노동계의 노란봉투법 기획 취지와 정면충돌하는 부분이다.
선진국처럼 노조의 불법적인 직장 점거를 근절하는 강력한 제재 규정을 만들어 줄 것도 건의했다. 노조법상 직장 점거 금지 시설이 '생산 기타 주요 업무와 관련되는 시설과 이에 준하는 시설'에 국한돼 나머지는 노조의 '놀이터'나 다름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외에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최대 3년)과 교섭대표노조의 지위 유지기간(2년)이 불일치해 단체협약이 현실적으로 체결되지 않는 상황도 문제인 만큼 교섭대표노조의 지위 유지기간을 3년으로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한국은 노조의 쟁의행위 권리는 충분히 보장하고 있으나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사용자의 방어권은 미흡한 편"이라며 "노사갈등으로 인한 산업피해를 최소화하고, 노조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노조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을 정기국회 핵심 입법과제로 선정했고 정의당도 당론으로 발의하는 등 이번 국회에서 적극 추진에 나선 상태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과 경영계는 강성노조의 불법행위로 산업계가 마비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이번 정기국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경영계가 노동조합의 쟁의 행위에 대해 사용자의 방어권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한 것은 최근 야당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노란봉투법'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밀어붙여 통과될 경우 불법 파업을 부추겨 이에 따른 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세계 경제의 '퍼펙트 스톰(대규모 경제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커진 기업들과 이번 기회에 노동권을 확 늘리자는 노동계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며 갈등이 재점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美·英은 직장점거 시 해고 선진국 '반면교사'"
이날 전경련이 고용부에 시정을 요구한 7대 과제의 핵심은 노조가 쟁의행위를 하면 신규채용 등 '대체근로'를 통해 대책을 마련토록 허용하고, 불법적인 사업장 점거 행위를 한 노조에 대해 조합원 제재와 해고 등을 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특히 사업장 점거 근절 부분은 '노동 3법' 통과 후 비종사조합원(해직자 등)을 포함한 노조원의 현장 점거가 늘어나는 최근 추세 때문에 경영계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김태기 일자리연대 집행위원장은 "노란봉투법 처리 논란을 (노동계의 일방적인 기업) '재산권 침해'로 봐야 한다"며 "당사자(기업)가 아닌 사람(비노조 조합원 근로자)도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전경련은 지난 6월 한화오션 한화오션 close 증권정보 042660 KOSPI 현재가 118,100 전일대비 2,300 등락률 -1.91% 거래량 2,595,567 전일가 120,4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고수들은 이미 주시중…"주가 97만원 목표" 이제 '상승세'만 남았다 [주末머니] 투자금 부족, 반대매매 위기...연 5%대 금리로 당일 해결 변동성 속 기회 찾는 투자자들...4배 주식자금으로 담아둬야 할 종목은 도크 점거 사태처럼 노동조합법의 사각지대 때문에 직장점거 허용 지역에서 폭행, 시설파괴, 영업방해 등 불법행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속수무책'이란 표현도 등장했다. 선진국에서도 노조의 사업장 점거 행위는 철저히 막아야 한다는 시각이 짙다. 전경련에 따르면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선 사업장 밖에서만 파업토록 한다. 미국, 영국에선 불복자를 해고할 수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등에서 사용자 측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이준희 노사관계법제팀장은 "회사의 기물을 부수거나 특정인을 폭행하는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권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행법상으로도 한국은 정당한(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쟁의행위 때문에 어떤 손해가 발생해도 사용자가 배상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만큼 노동계가 '적법하게' 쟁의행위를 하려고 노력하는 게 최우선시돼야 한다"고 항변했다.
"노조쟁의 '속수무책'…임단협해도 갈등 불씨"
전경련은 노조의 불법적인 쟁의활동 제한 외에 임금·단체협약(임단협)상 부조리를 개선해달라는 내용을 '7대 과제'에 넣었다. 노동계에 퍼진 '묻지마식 소송'과 사회적 비용 증가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임단협 상의 부조리와 노조의 무분별한 부당노동행위 소송 등 관행을 두루 지적했다.
전경련은 단체협약과 교섭 대표노조 지위를 똑같이 '3년'으로 유지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정부에 제언했다. 현행법상 사측과 교섭노조 간에 맺는 단체협약 효과는 3년간 유지되는 반면 교섭노조의 지위는 2년만 인정된다. 노사가 힘들게 맺은 협약이 끝나기도 전에 교섭노조가 바뀌면 손실은 그만큼 커진다. 협약도 제대로 지켜질 리 없다.
전경련은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실효성 있게 확대되고, 노사가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려면 단체협약 유효기간과 교섭 대표노조의 지위 유지 기간을 3년으로 똑같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노조가 기업을 일단 '고소하고 보는' 빌미를 제공하는 부당노동행위 관련 부조리한 규정도 고쳐야 한다고 전경련은 주장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의 부당노동행위제도는 사용자만 일방적으로 규제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을 부과한다. 이 때문에 노조는 고소·고발을 남발한다. 지난해 고용부가 펴낸 '고용노동백서'에 따르면 2020년에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신고된 부당노동행위를 받은 사용자가 실제로 기소된 비율은 15.5%에 불과하다. '84.5%'는 허수에 불과했다.
반대로 노조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별다른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노조의 정당한 이유 없는 교섭 거부, 특정 노조 가입 강요, 운영비 지원 요구 같은 행위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 미국의 경우 노조와 사용자 모두 균등하게 규율한다. 형사처벌 규정은 없다. 일본은 한국처럼 사용자만 규정하지만, 형사처벌 조항은 없다. 독일, 영국엔 부당노동행위 제도 자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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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노사교섭력의 균형을 유지하고 공정한 노사관계 질서를 세우기 위해선 미국, 일본처럼 사용자 형사처벌 규정을 삭제하고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제도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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