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철의 여인' 부활 유력…강력한 재정지원 정책 예고
차기 총리 투표 결과 오늘 발표…트러스 외무장관 유력
당선땐 英 세번째 여성 총리…법인·소득세 등 감세 공약
現 대중 강경책 유지 태도에 中 "자국 문제 집중해야" 견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5일(현지시간) 영국에서는 마거릿 대처(1979~1990 재임), 테리사 메이(2016~2019 재임)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집권 보수당은 지난 2일까지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당 대표 선거 투표를 마감했고 5일 그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선거 유세 기간 내내 60%대 지지율을 유지하며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의 격차를 두 배 가까이 유지한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이 영국 제78대 총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강성 보수 성향의 '철의 여인' 대처 전 총리와 비교되는 트러스의 앞날엔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긴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로 영국 경제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올해 영국이 인도에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사상 최저치로 추락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파운드화 가치는 지난달에만 달러에 5% 급락했다.
◆"트러스 정부 친성장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 트러스는 유세 기간 중 감세를 강조하며 수낵 전 장관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수낵 전 장관이 재임 시절 재정 건전성 확보를 강조하며 법인세 인상을 추진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트러스는 총리에 취임하면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수낵 전 장관이 올해 4월 코로나19 충격 해소와 사회복지 지원 확대를 위해 국민보건서비스(NHS)의 국민 분담금 비율을 1.5%포인트 높인 것도 원래대로 되돌려 놓겠다고 공약했다.
트러스는 4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취임하면 1주일 안에 치솟는 에너지 비용에 대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트러스는 구체적인 법안 마련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지원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트러스 정부에서 재무장관으로 유력한 콰시 콸텅 산업장관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에 ‘트러스 정부는 친성장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하며 강력한 재정 지원 정책을 예고했다.
콸텅 장관은 가계와 기업이 이번 겨울을 버틸 수 있도록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며 재정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독일을 제외한 다른 주요 7개국(G7)보다 낮기 때문에 과도한 재정 긴축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낡고 오래된 관리 통제 정책은 부진한 경제, 정체된 생산성과 함께 과거의 유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규모 재정 긴축은 이미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인 영국의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다. 영국의 물가 상승률은 7월 10.1%를 기록했다. G7 중 가장 높으며 골드만삭스는 내년 1월 물가 상승률이 22.4%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견제 나선 中 "자국 문제에 집중해야"= 대외 관계에서도 마찰이 예상된다. 특히 트러스는 보리스 존슨 현 총리의 대중 강경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벌써부터 견제에 나섰다.
중국 관영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5일 "새 영국 총리는 대중 강경 태도를 일상화해서는 안 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철의 여인’이 되려면 시대의 발전 추세를 인식하고, 경직되고 낡아빠진 제국 정신을 바꿔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일각에서 트러스 장관을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비교한 것을 비꼰 것이다.
이 매체는 이어 "중국에 강경 태도를 보이는 것을 일상화하기보다 국내 실용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라면서 "지정학으로 장난을 치는 것이 주목을 받을지 몰라도, 영국 내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에서 분리독립을 고민 중인 스코틀랜드와의 마찰도 불가피해 보인다. 선데이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트러스는 스코틀랜드 국민 60% 이상이 분리독립을 원한다는 여론조사가 최소 1년 이상 유지될 때까지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투표를 금지하는 법 제정을 원한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 스코틀랜드 국민의 분리독립 찬성 비율이 최고 58%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분리독립 투표 자체를 원천봉쇄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트러스와 의견이 다르지만 그가 취임하면 일단 기회를 줄 것이라며 우선 협력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트러스가 유세 기간 중 공약을 이행하려 한다면 스코틀랜드는 물론 영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와의 무역 마찰도 트러스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트러스가 이끄는 영국 외무부는 지난 5월 북아일랜드를 유럽연합(EU) 단일 시장에 남겨놓은 북아일랜드 협정을 무력화하는 법안을 마련하며 EU와 마찰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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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은 현지시간 5일 오후 12시30분에 차기 당 대표 및 영국 총리를 발표한다. 차기 총리는 영국 여왕의 공식 임명을 거쳐 6일 취임한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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