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인데 1.7% 인상…최저임금 못 미치는 9급 공무원 초봉
"주 52시간 넘기는 사례 수두룩한데…일한 만큼 못 받아"
전공노 "직급보조비 인상 등 관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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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정부의 임금 인상안에 공무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과로와 희생만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지쳐만 가는 2030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조직적인 대응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31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상복을 입은 2030 조합원들은 '9급 공무원 월급통장 사망' 등 영정사진 및 피켓을 들고 정부를 향해 공무원 보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 곳곳의 공무원들도 일어났다. 광주광역시부터 시작해 대구, 부산, 울산, 제주, 전북, 충남 등 공무원노조들도 동시다발적으로 정부의 임금 인상안에 규탄하는 성명 발표 또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물가상승률 7~8% 예상되는데 임금 1.7%↑…코로나 시국부터 불만 축적

지난달 30일 기획재정부(기재부)는 내년도 5급 이하 공무원의 급여는 1.7% 인상, 4급 인상 간부급 급여는 동결, 장·차관급 급여는 10% 반납키로 결정했다. 예산 규모를 줄이는 긴축 재정을 진행하는 데 공무원들에게 고통을 전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체 공무원의 85%가 5급 이하이기 때문에 공무원 약 98만명의 내년 임금이 1.7% 오르게 된다.


하위직 공무원들은 사실상 임금 삭감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지난 7월 통계청은 올해 물가인상률이 7~8%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임금 인상률은 그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전공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9급 공무원의 초봉 실수령액은 151만2800원으로 최저임금 182만2480원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더욱 먹고 살기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만은 코로나19 시국부터 축적돼 왔다. 문재인 정부 당시 공무원의 임금 평균 인상률은 1.9%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차원에서 2021년도 인상률은 0.9%, 2022년도엔 1.4% 정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는 문 정부 5년 동안의 최저임금 인상률 7.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업무 널널하다' '희생하라' 인식에 불만…5년간 과로사 11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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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공무원들은 업무량이 사기업에 비해 적다는 일부 인식에 대해 더욱 불만을 내비쳤다. 2017~2021년 동안 과로사한 공무원이 113명에 달할 만큼 공무원들의 업무는 과중한 상황이다. 9급 공무원 정모씨(29)는 "공무원들 중에 주 52시간 넘겨서 일하는 사람도 수두룩한데 법을 지켜야 해 시간외근무는 그 이상 찍지를 못한다"며 "일한 만큼 받지 못하는데 투잡(이중취업) 등 영리활동이 제한돼 다른 데서 돈을 벌 수도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에 희생을 원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위축된다는 2030 공무원들의 하소연도 있었다. 7급 공무원 강모씨(31)는 "이번에 군인 월급도 100만원까지 인상돼 9급 공무원 초봉과 근접해졌다"며 "앞으로도 경제가 좋아졌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건데 공무원들의 다른 혜택도 뺏어갈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 송모씨(30)는 "이런 분위기 속에선 공무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없다"며 "청년들이 더욱 공무원을 기피할 것이고 공공서비스의 질이나 정책 개발 능력의 하락으로 이어질까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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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공무원노조는 2030세대가 집중된 하위 공무원 중심으로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박중배 전공노 부위원장은 "하위 공무원들은 이대로 생업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다"며 "전공노 청년위원회 조합원들은 사직서를 내는 퍼포먼스 등을 통해 정부에 항의의 뜻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실질적으로 하위공무원들의 봉급을 올릴 수 있게 보수위원회에서 합의했던 직급보조비 인상을 관철토록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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