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판정부는 론스타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우리 정부가 내야 할 배상금을 청구금액 합계 46억8000만달러(약 6조원) 중 4.6%로 한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억1650만달러(약 2925억원·환율 1350원 기준)를 배상하게 됐다. 이자액은 약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쟁점별 판단 사항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중재판정부는 론스타의 주장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한국 정부의 항변을 상당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34억원에 사들인 외환은행을 2007년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팔려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승인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되자 2012년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넘겼다. 이후 "HSBC에 팔았다면 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었지만, 매각 지연으로 가격이 내려갔다"며 그해 우리 정부를 상대로 46억7950만달러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ISDS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5조원대였던 이 청구금은 환율 변동 영향으로 현재 6조원대를 넘기게 됐다.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유치국의 조치로 손해를 입은 경우 ISDS에 따라 국제중재기관에 중재를 신청할 수 있다.


론스타는 금융위원회가 정당한 사유 없이 국내 법령에 규정된 심사기간을 초과해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지연하는 자의적·차별적 조치를 했고, 국세청이 자의적·모순적 과세를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외환은행 매각 가격을 인하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제출 서면들을 통해 론스타와 관련된 행정조치를 함에 있어 국제법규와 조약에 따른 내외국민 동등대우 원칙에 기초해 차별 없이 공정·공평하게 대우했음을 주장했다. 법에 규정된 매각승인 심사기간이 권고적인 것에 불과하고 서류 보완기간을 고려하면 기간을 초과한 게 아니란 것이다. 아울러 당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 정당하게 연기한 것이라고 맞섰다. 외환은행 가격이 떨어진 것도 론스타의 유죄 판결 탓이었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와 론스타는 ICSID에 2013~2015년 증거자료 1546건, 증인·전문가 진술서 95건 등을 제출하며 서면 공방을 했다. 이후 2016년 6월까지 총 4회 미국 워싱턴DC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심리를 했다. 지난해 6월엔 윌리엄 이안 비니 전 캐나다 대법관이 새 의장중재인으로 선임됐다. 같은 해 10월엔 화상회의 방식으로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의장중재인 교체 이후 1년 반가량 추가적인 심리가 이어졌고, 지난 6월29일 심리절차가 최종적으로 종료됐다.


수조원대 배상금 지급할 시 우리 정부의 막대한 '재정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이번 판정으로 일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천억원의 배상책임을 져야하는 만큼, 당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에 관여한 인사들의 '책임론'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조세 부문과 금융감독 부정상의 따른 손해배상 부문을 구분해야 한다"며 "2900억대 배상액 중 금융감독상 손해배상 인정액이 얼마인지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론스타가 2020년 청와대에 보낸 중재안에서 스스로 'HSBC 관련 17억불이 아닌, 하나금융 관련 4억불만 청구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 4억불 대비 인정액이 순수한 금융 분야 패소액이고, 그것이 진짜 패소율"이라며 "지연이자까지 포함한 실제 배상액이 결국 국민의 부담이다. 산업자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가능하는 등 금융감독상 문제가 명확했던 만큼, 1원이라도 국민 호주머니를 털게 되면 '모피아'를 비롯한 경제 관료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현 국무총리는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했을 당시 론스타의 법률대리를 맡은 김앤장의 고문이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시기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AD

판정에 대해선 선고 이후 120일 안에 취소 신청 등 불복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정부는 판정문 분석을 토대로 후속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