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리당원 투표 전국대회보다 우선하는 당헌 추진
비명 "10%가 의사결정 장악, 개딸 정당 만드나" 반발에
친명 "민주주의 뭐가 무섭나", 우상호 "비판 지나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후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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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권리당원 전원투표(당원투표)를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격상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을 추진한다. 비 이재명계는 이를 두고 '이재명 사당(私黨)화'라고 반발하는 반면, 친 이재명계 의원들은 '직접 민주주의 확대'라고 옹호하고 있다.


논란이 된 내용은 지난 19일 민주당 당무위원회가 발의한 당헌 개정안에서 "당원투표는 전국대의원대회 의결보다 우선하는 당의 최고 의사결정 방법"이라고 규정한 부분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당의 해산과 합당에 관한 사항 △권리당원 10% 이상이 연서명으로 발의한 안건 등에 당원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2일 비대위 회의가 끝난 뒤 취재진에게 "당원투표를 어떤 요건에서 어느 주제로 할 것인지 당헌·당규에 명시되지 않아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설명에도 '당원투표 우선' 조항 신설은 당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특히 오는 8·28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박용진 당대표 후보를 중심으로 비명계 의원들은 '개딸(이 후보의 강성 지지층) 정당을 만들려는 시도'라고 맹공하며 당헌 개정을 쟁점화하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은 당원투표를 국민투표에 비유하며 당헌 개정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정청래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지율 80%대가 사당화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지지율 20%대로 국가를 사유화하는 게 문제다. 전당원 투표가 문제면 국민투표도 문제냐? 말은 바로 하자"며 당헌 개정은 이재명 후보의 '사당화'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종민 의원, 박용진 당 대표 후보, 이원욱, 윤영찬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종민 의원, 박용진 당 대표 후보, 이원욱, 윤영찬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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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비명계 의원들은 당원투표를 '최고' 의사결정 방법으로 규정한 점을 문제 삼았다. 박용진 당대표 후보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의원대회를 무력화하고, 중앙위도, 당무위도, 최고위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고 올리며 "당원투표 근거 조항을 마련하려면 헌법에 대의기구인 국회를 두고 국민투표는 별도의 근거 조항을 설치한 것처럼 대의제의 보충제로 역할 근거를 설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당원투표로 일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행 당규에 따라 당원투표는 권리당원 3분의 1 이상의 투표와 과반수의 찬성으로 확정된다. 조응천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헌법상 국민투표 요건과 대비해 권리당원 전원투표제는 120만 권리당원 중 10%만 뭉치면 그 어떤 것도 바꿀 수 있고, 당헌·당규에 당원투표의 요건을 위임해 거의 무제한적으로 실시할 수 있다"며 "대한민국에 대통령과 행정부만 있으면 되고 국회는 필요없다, 국회의 역할은 수시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된다는 식"이라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친명계 양이원영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대 당대표 (선거) 투표율은요? 지방선거 투표율은요? 대통령이 과반 득표를 해서 당선되나요? 그 선거가 전당원 투표보다 중요도가 떨어질까요?"라고 올리며 당원투표 요건에 대한 비판이 적절치 않다고 맞섰다. 이어 "민주주의에 너무 겁먹고 있는 거 아닌가 싶다. 그래서 정당개혁 공개질의서에 답이 없었나 보다"라며 당원투표 조항 신설의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박용진 당대표 후보를 직격했다.


당헌 개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당헌과 강성 지지층을 연결하는 시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은 24일 TV조선 '뉴스퍼레이드' 인터뷰에서 "당의 일상적 운영을 전당원 투표로 정하지 않는다. 당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사안에만 실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본적으로 최고위·당무위가 주요 결정을 하고 그보다 중요한 건 중앙위가 결정한다. 당원투표로 지도부를 뽑는 것도 아니다. 뭘 걱정하는지 모르겠다"고 난색을 표했다.


한편 이재명 당대표 후보는 당원투표 조항 신설과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후보는 23일 당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서 "최종적인 안을 보지 못해 의견을 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중요한 안에 대해 당원의 의사를 묻는 당원투표는 많이 할수록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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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24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당원투표 우선' 조항 신설을 포함한 당헌 개정안의 의결을 결정한다. 이번 중앙위는 비대면으로 진행하며 오후 3시까지 중앙위원의 찬반 투표가 실시된다. 전날 비명계 의원 25명은 '586·친문·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국민의 민주당으로' 토론회를 열고 우상호 비대위원장과 변재일 중앙위원회 의장에 회의 연기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윤진 인턴기자 yj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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