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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현주소] 초격차 기술 중요한데…R&D 비중 줄어드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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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급증해도 R&D 투자 따라오지 못해
매출 대비 R&D 비중 매년 줄어드는 현주소
첨단산업 글로벌 전쟁 격화...정부의 인프라 지원 시급

[R&D 현주소] 초격차 기술 중요한데…R&D 비중 줄어드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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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김평화 기자]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기업 삼성전자가 국내에 새로운 연구개발(R&D)단지를 만들기까지는 8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첨단분야의 초격차 기술을 강조해온 대한민국이지만 삼성을 비롯해 대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정부의 부족한 R&D 지원 등의 이유로 R&D 투자에는 소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다. 매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R&D 투자가 이를 따라오지 못해 매출 대비 R&D 비중이 매년 줄어드는게 한국의 현주소다. 첨단산업에 대한 글로벌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시장 선두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인프라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R&D 투자 늘려도 매출 증가 속도 못 따라가=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이자 글로벌 대표 IT·가전 기업인 삼성전자는 초격차 기술 확보를 내세우면서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R&D에 쏟아부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지난해 상반기 10조9941억원 보다 많은 12조1779억원이 집행됐다. 12조원이 넘는 R&D투자를 통해 국내 특허 4630건, 미국 특허 4170건 등도 등록했다. 하지만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우는 매출액에도 R&D 투자는 받쳐주지 못했다. 상반기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은 7.9%를 기록해 지난해 6월 말 8.5% 보다 줄어들었다. 2020년 9.8%로 ‘꼭지’를 찍은 이후 2년 연속 후퇴했다. 2018~2020년 7.4%에서 9.8%까지 상승세를 나타냈던과 대조적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대표 반도체기업인 SK하이닉스의 상황도 비슷하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9.3%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2020년 상반기 10.8%, 전년 동기 10.7% 보다 줄어든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비단 반도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대표 산업군에 공통적인 특징이자 숙제로 본다. 월풀을 제치고 매출 기준 세계 1위 가전기업 타이틀을 거머쥔 LG전자는 상반기 매출 대비 R&D 비중이 4.9%로 전년 동기 4.8% 대비 0.1%포인트 올랐지만, 2020년 7.3%과 비교해서는 2.4%포인트나 낮아졌다. 자동차 대표기업 현대자동차 역시 이 기간 R&D 비중이 2.1%에 그쳤다. 전년과는 비슷하지만 2019년 3.0% 보다는 0.9%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기아차 역시 2019년 상반기 2.8%였던 R&D 비중은 올해 2.3%로 감소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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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마중물’ 부족…파격 지원 절실=전문가들은 기업의 R&D 투자를 유인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정부의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입모은다. 기업 규모나 분야를 떠나 R&D 투자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데다 성공 가능성이 낮다 보니 위험도가 크다. 민간 자율로는 충분한 투자 집행이 어려운 만큼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게 공통적인 견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R&D 투자액은 2010년대 초까지 빠르게 증가하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증가율이 크게 둔화하는 추세다. 5년 단위로 수집한 대기업 R&D 연평균 증가율은 ▲2001~2005년 12.4% ▲2006~2010년 10.6% ▲2011~2015년 10% ▲2016~2020년 3%로 쪼그라들었다.

배경에는 한국 정부의 부족한 지원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 기업 R&D 투자에 대한 정부지원율은 프랑스(37%)와 독일(19%), 일본(17.2%), 영국(15.5%) 등 주요국 대비 낮은 7.4%인 것으로 나타났다. G5 평균(19.1%)보다는 11.7%포인트나 낮았다. R&D 정부지원율은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와 감면, 보조금 등의 정부 지원 정도를 살피는 지표다.


특히 국내는 R&D 세제 지원 수준이 저조하다. 국내는 중소기업 R&D 세액공제율이 25% 정도로 유지되는 것과 달리 대기업의 R&D 세액공제율은 2013년 3~6% 수준에서 2021년 0~2%까지 줄었다. 이달 시행하는 반도체 특별법(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을 통해 R&D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30~40%로 확대하기로 해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를 전방위 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호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정부가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 기술을 발표하고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요국보다 세제 지원이 전반적으로 낮은 만큼 일반 산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기술 경쟁력 강화에 필수"라고 설명했다.


다수 기업이 수출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통한 법률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도 R&D 직접 지원보다는 세액공제가 유효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출 기업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높거나 영향력이 두드러질 경우 수출국에서 자국 시장을 보호하고자 기업이 자국 정부에서 받은 R&D 지원금을 살필 수 있다"며 "R&D 세액공제를 통해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영역을 넓히는 것이 자유무역경제 체제에서 합리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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