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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클럽]대중외교 전략적으로 접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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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클럽]대중외교 전략적으로 접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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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중국과 우리나라는 외교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한 적이 있었다. 조선시대에 사신(使臣)을 통해 중국과 교류한 건수만 1000회가 넘는다. 당시 사신은 중국황제에게 바칠 조공(朝貢)을 가져갔다. 중국은 답례품인 사여(賜與)를 줬다. 조선은 이런 사신외교를 통해 서적, 곡식을 가져 오기도 했다. 고려 말 문익점은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붓대 속에 목화씨를 들여와 목화밭을 일궈냈다. 박지원은 ‘열하일기’를 통해 청나라의 다양한 풍물을 소개하기도 했다.


친 한중외교는 여기까지였다. 20세기 들어와 중국은 거만한 외교 일색이다. 마치 우리를 속국 대하듯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후 보낸 대중특사를 황제가 조공사신 대하듯 하석에 앉혔고 방중길 문대통령을 ‘혼밥’으로 길들였다. 롯데 등 한국기업을 상대로 한 본때보이기는 아직 이어지는 중이다. 2017년 4월 미중정상회담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Korea actually used to be a part of China)"고 말한 것은, 중국이 우리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이 과연 우리나라를 ‘독립자주’ 국가로 여기는지 의심스럽다.

최근에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운용 제한 문제를 놓고 우리 정부가 ‘사드 3불(不)(사드 추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한미일 군사동맹 불참), 1한(限)’ 정책을 대외적으로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사드를 반대하는 이유는 사드의 X-밴드 레이더(일명 사드 레이더)가 중국의 전략적 동향을 탐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설치된 사드 레이더로 탐측 거리가 1000㎞에 달해 중국 동북 지역의 중국군 미사일 부대 동향을 탐지할 수 있게 되면 중국의 대미 억지력이 크게 훼손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사드 포대 레이더 위치가 중국을 향하면 바로 앞에 산이 있어서 차폐되므로 물리적으로 (중국을 겨냥해) 운용할 수 없는 위치"라고 설득해왔다. 또 "사드 포대는 미국 방어를 위해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오직 한반도 방어만 할 수 있는 위치"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중국은 요지부동이다. 거꾸로 묻고 싶다. 중국은 사드레이더 보다 탐지거리가 긴 레이더를 전방에 배치하고 있다. 한반도는 물론 일본 열도까지 탐지할 수 있는 대형 조기경보 레이더(LPAR)를 산둥(山東)성 이위안(沂源)현 산지에 배치했다. 일각에선 5600㎞ 범위에서 10㎡ 크기의 표적을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기지는 서울과 직선거리로 약 800㎞ 떨어져 있다. 우리 군이 보유한 최신예 이지스함인 정조대왕함 레이더(탐지거리 1800㎞), 그린파인 레이더(탐지거리는 500㎞)보다 훨씬 길다. 하지만 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없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주한미군 사드가 어떻게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을 침해하는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서로에게 예의를 갖추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던 사신외교가 있던 시절로 돌아가려면 우리 정부부터 당당해져야 한다. 중국의 압박에서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는 윤석열 정부가 한중관계의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본 전략이 필요하다. 압박하면 통한다는 인식을 주지 않도록, 우리나라의 핵심이익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 외교는 중국의 압박속에 고민만 하는 악순환의 함정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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