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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일하려 하지 않는 이유

최종수정 2022.08.16 15:21 기사입력 2022.08.16 15:21

중소기업들마다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어렵사리 ‘똘똘한 친구’를 뽑아서 몇 년 열심히 가르쳐도 그 ‘친구’마저도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에 빼앗긴다는 것이다. 주변 사례들만 봐도 30대 초·중반 대리나 초임 과장급에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진다. 생산현장에선 어떤가. 중소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청년들은 힘들고 위험한 일을 기피한다.


인력난의 대표적인 산업은 조선업이다. 오랜만의 호황에 일감이 넘치지만 일할 사람이 부족해 곤란을 겪는다. 농촌은, 식당은 또 어떤가.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돈이다. 힘들고 조금 험해도 급여가 높으면 사람이 몰린다. 그런데 이런 곳들은 대체로 급여가 낮다. 연봉이 낮은 곳일수록 내세울 만한 복지 혜택도 없다.

그래서 해마다 반복되는 최저임금 인상 반대 논리는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 납득하긴 어렵다. 영세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업계에서 인건비는 생존의 문제다. 그건 최저임금을 받아 생계를 이어가는 근로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실질은 노사 문제가 아닌 노노(勞勞) 갈등이다. 안타깝기는 양쪽 다 매한가지다.


둘째는 비전이다. 하청업체에서 용접하는 20년차 선배의 모습에서 직업적인 비전을 찾기란 어려울 것이다. 조선업 인력난의 본질은 힘든 일을 기피하려는 사회 분위기나 국민적 성향 때문이 아니다. 다단계 하청구조에서 비롯된 터무니없는 임금 차이와 하청근로자의 저임금은 근로의욕을 상실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해당 업종 신규 인력의 진입 의지를 꺾는다.


주52시간제로 생산현장에서 야근수당이 줄어 현장을 떠나거나 퇴근 후 ‘투잡’을 뛸 수밖에 없다면 그건 주52시간제가 가져다주는 문제가 아니다. 장시간 노동이 아니면 생계가 불가능한 계층이 다수 존재한다면 그건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주52시간제의 탄력 운용과는 결이 다른 문제인데 그걸 섞어서 얘기하다 보니 해법을 찾기는 더 어렵다.

셋째는 간판이다. 직장, 명함은 곧 신분이다. 인간이 모두 비범하다면 염려할 게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계층이동의 사다리는 생각보다 좁다. 넷째는 인력 수급의 미스매치다. 취재를 하다 보면 가끔 깜짝 놀랄 만한 기업들을 만나지만 이들 역시 구인난을 호소한다. 지방의 B2B(기업간 거래) 기업일수록 더 그렇다.


중소기업계에선 인력난의 원인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극심한 양극화에서 찾는다. ‘신(新) 경제3불’이라 칭하는 거래불공정, 시장불균형, 제도불합리 등 불공정한 구조가 만연해 중소기업들에 돌아와야 할 몫까지 대기업들이 가져가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이는 인력난으로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두 배 이상으로 10년, 20년 전보다 오히려 그 간극은 줄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이 전체 사업체 수의 99%, 종사자 수의 83%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기업에 비해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25%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양극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제도적 기반은 이제 출발 단계에 있는 대통령 직속 상생위원회 설치다. 상생위원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줄 수는 없겠지만 극심한 양극화가 개선되면 중소기업들이 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는 기대다.


김민진 중기벤처부장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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