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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보호주의'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 '빨간불' 언제까지

최종수정 2022.08.13 09:00 기사입력 2022.08.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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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자원 무기화 흐름 속에서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을 통과시켰다.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 쓰이는 광물과 소재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과 관련해 벌써 보호주의 정책을 펼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남미 리튬 보호주의…내릴 줄 모르는 리튬값=1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대기업 비야디(BYD)는 리튬 광산을 개발하기로 칠레 정부와 계약했다가 최근 어려움에 부닥쳤다. 원주민이 리튬 채굴 때문에 물이 부족해진다며 항의하자 법원이 정부와 원주민의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계약을 무효로 했기 때문이다.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이 이끄는 칠레 좌파정권은 원자재 채굴 민영화가 '적폐'라며 리튬을 개발할 국영기업 설립을 추진하면서 장벽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칠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에 걸친 남미의 광물 지대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의 주산지로 전 세계 매장량의 55%를 차지한다. 이른바 '리튬 삼각지대'의 선두주자인 칠레는 최근 환경보호, 자원 안보를 이유로 리튬광산에 대한 장악력을 더 높여가고 있다. 다음달 예정된 국민투표에서 이런 내용의 헌법개정안이 가결되면 광물업에 대한 칠레의 환경규제와 원주민의 권리가 한층 강화된다.


볼리비아는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이끌던 좌파정권 시절이던 2008년에 이미 리튬 산업을 국유화했다. 모랄레스 당시 대통령은 볼리비아를 배터리와 전기차를 제조하는 '광물강국'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하고 국영기업을 설립했다. 볼리비아의 리튬 공장은 2013년 가동을 시작했으나 2021년 생산량은 칠레의 하루반 정도 생산량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이러한 '리튬 보호주의'가 표면화하는 가운데 리튬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광물이 피크아웃(고점 통과 후 하락)을 보이고 있지만 리튬만은 가격이 떨어질 낌새 조차 없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당 80위안(약 1만5500원)이었던 리튬(탄산 리튬 99%기준) 가격은 현재 458위안(약 8만8742원)으로 472.5% 폭등했다. 이는 지난 4월 역대 최고가인 471위안(약 9만1260원)과 비교해도 2.7% 하락에 그친 것이다.

반면 니켈·코발트 등 다른 배터리 소재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한 가격이 현격히 떨어지는 추세다. 가장 비싼 코발트의 경우, 지난 4월까지 t당 8만1600달러(약 1억573만원)에서 현재 4만6995달러(약6137만)까지 약 42% 가량 하락했다. 니켈 역시 같은 기간 3만2800달러(약 4250만원)에서 2만3110달러(약 2851만)로 약 29% 내려갔다.



리튬이 대량으로 매장된 칠레의 소금호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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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감축법에도 광산 공장 짓는데 7년=미 상원에 이어 11일(현지시간) 하원을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자는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하지만, 이를 위해 전기차 업체들은 2023년까지 리튬 등 배터리 소재의 최소 40%를 미국 또는 캐나다·칠레·호주 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 또 기업들은 이 비중을 2026년까지 80%로 끌어올려야 한다.


배터리 밸류체인을 장악한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의도가 담긴 법안이다. 하지만 광물 채굴과 제련, 중간재 가공, 완성품 개발까지 배터리 글로벌 공급망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중국을 배제하기 힘들 전망이다.


배터리 정보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BMI)의 사이먼 무어스 대표는 배터리 소재 광물을 생산하는 광산과 제련공장을 짓는 데 7년이 걸리고 배터리 공장 건설에는 2년이 필요하다면서 이처럼 미국에 완전히 새로운 산업을 만들려면 거의 10년은 걸린다고 전망했다.


2020년대 후반에 미 남동부에 리튬 처리시설 건설을 목표로 하는 대형 리튬 생산업체 앨버말의 대변인은 이번 법안이 미국 내 투자 유치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배터리 산업이 주로 아시아에서 운영 중이고 미국 내 공급망이 초기 발전단계인 만큼 전기차 세액공제를 위한 요구 조건과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사의 광산 프로젝트 등이 향후 미국의 관련 공급망 구축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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