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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망언을 '평소 장난기'로 치부한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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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수해 봉사 현장에서 "비 오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망언을 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전 국민적인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야당과 각계는 물론, 여당 내에서도 그의 발언에 아연실색한 사람이 적지 않다.


순간적인 말 실수라곤 하지만, 전국이 수해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국회의원이 이같은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여당의 즉각적인 반응이었다. 당이 ‘비상상황’이라는 유권해석을 통해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첫 공식 대외행사에서 나온 발언임에도 비대위 지도부 그 누구도 이 발언의 심각성을 간과했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김 의원이) 평소 장난기가 있어 그렇게 됐다, 큰 줄기를 봐달라"는 말로 기자들의 말문을 막히게 했고, 당 파행의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당연직으로 비대위원을 맡을 권성동 원내대표는 수해 현장에서 해맑은 미소를 짓는 모습이 포착돼 빈축을 샀다. 야당에서는 "원내대표가 꾸짖지도 않더라"며 그의 실책을 지적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그의 팔을 툭 치며 제지한 임이자 의원의 대응이 그나마 현명해 보였다. 이 당이 비상상황이라는 말을 과연 어떤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까.


김 의원이 두 차례나 사과를 했음에도 상황이 악화되자 주 위원장은 다음날 출근길에야 윤리위 회부를 언급하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정말 참담하고 국민과 당원들께 낯을 들 수 없는 그런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도 이날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대위 차원에서 조기에 몸을 낮추는 대응을 했다면 대국민 사과나 윤리위 회부까지 가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권 원내대표 전례도 있듯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100일도 되지 않아 반토막난 데는 입단속을 못한 여당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관리형이든 혁신형이든, 비대위가 싸늘하게 돌아선 국민들의 마음을 돌리고자 한다면 매사 진정성있게 다가가야 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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