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정여울 작가가 살아오면서 마주한 가장 따스하고 아름다웠던 환대의 순간, 그리고 무너진 마음을 일으키고 아물게 하는 사람의 온기와 다정을 모은 에세이이다. 최근 “작가님, 사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는 저자. 그들에게 저자는 “아무도 주눅들지 않고, 누구도 초라하지 않은 다정과 환대의 세계”를 권한다.

[책 한 모금] “사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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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품어 안는 삶의 아름다움은 ‘빛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겸허함’에서 시작된다.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 팬데믹의 기나긴 터널을 뚫고 마침내 2년 만에 첫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한 배우가 이렇게 말했다.

“더이상 이 무대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습니다.”

평소에는 매일매일 출연할 수 있었던 바로 그 무대가 때로는 지긋지긋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아무리 서고 싶어도 결코 무대 위에 설 수 없었던 2년’이 그들에게 무대의 소중함을 가르쳐주었던 것이다. 우리의 행복은 결코 당연하지 않다. 그림자를 극복해낸 사람만이 빛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때로는 당신의 그림자가 당신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당신의 콤플렉스, 트라우마, 슬픈 기억이 인생의 발목을 잡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끝내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그림자를 품어안는 용기, 그림자를 극복하는 희망, 그림자로 인해 더욱 찬란하게 빛나는 우리의 사랑이다. (148쪽, 「그림자로 인해 더욱 아름다운 빛」 중에서)

슬픔과 분노가 가슴 저 밑바닥부터 마그마처럼 끓어오를 때, 떠올리는 문장이 있다.

“친절하라. 당신이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힘겨운 전투를 치르고 있으니.(Be kind. For everyone you meet is fighting a hard battle.)”

플라톤의 문장으로 알려져 있으나 출처가 확실치는 않다. 특히 너무 화가 나서 타인에게 미소 지을 마음의 여유 자체가 깡그리 사라져버릴 때, 이 문장을 가만히 되뇌며 스스로를 토닥인다. 나에게 상처 준 바로 그 사람도 오늘, 아니 평생 쉴새없이, 자기 나름의 힘겨운 전투를 치러왔을 거라고. 나를 비난하고 박대하며 증오하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는 그 문장을 내 식으로 바꾸어 스스로를 토닥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하자.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은 내게 드러낸 저 적개심보다 천배는 더 쓰라린 남모를 고통을 견뎠겠지. 이 문장과 쌍둥이처럼 닮은 문장을 파리의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만났다.

“낯선 사람을 박대하지 말라. 어쩌면 그는 변장한 천사일지도 모르니.(Be not inhospitable to strangers, lest they be angels in disguise.)”

부디 온 세상이 증오와 편견으로 가득차 있을지라도, 우리 가 타인을 아무 조건 없이 반가이 맞아줄 수 있는 따스한 미소만은 잃지 않기를. (41~42쪽, 「내게는 결코 친절하지 않은 당신에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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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 정여울 지음 | 이승원 사진 | 이야기장수 | 340쪽 | 1만6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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