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응천 문화재청장 간담회
애초 문체부와 엇박자 날 수밖에 없던 청와대 활용
경복궁 후원 보존·활용 방안, 기초조사 결과까지 기다리기로
김포 장릉 아파트 단지 행정 소송에는 강력 대응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불교미술 전문가다. 다양한 불교 공양구와 불상 글을 발표했다. 국내 범종 정보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부장, 국립춘천박물관장, 동국대 교수·박물관장 등 행정 경험도 많다. 오래전부터 문화재청장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다. 취임하고 두 달 동안 역량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김포 장릉 등 산적한 현안이 벌어지는 현장부터 일일이 찾아가 점검해야 했다.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을 꾸려 청와대를 시민 문화공간으로도 조성해야 했다. 최 청장은 활용 가치를 높이는 방안까지 고민했다. 땅속 유물 유무 여부를 파악하는 물리 탐사를 진행하는 한편 역사·문화 가치를 파악하는 기초조사를 준비한다. 경복궁 후원 보존·활용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종합적인 보존·관리 구상안까지 마련하려면 최소 5개월 이상이 걸린다. 이르면 다음 달 프리미엄 전시를 진행하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다. 문화재청은 문체부의 외청이기도 하다.


최 청장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청와대 활용 방안을 놓고 혼선이 빚어진다는 지적에 변명하지 않았다. 최 청장은 "활용보다도 몰려드는 시민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관람하는 데 더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며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직원들이 지금까지 청와대를 관리해온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보존 등을 둘러싼 문체부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관리 주체에 연연하지 않고 보존이라는 문화재청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문화재청지부는 지난 25일 논평을 내고 박보균 문체부 장관의 청와대 활용 계획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문화재청 노조 조합원 수는 498명이다. 5급 이상 후원 회원까지 합치면 700여 명에 달한다.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찾은 시민들이 상춘재를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 개방 행사는 오는 22일까지 온라인 신청 당첨자만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6차례에 걸쳐 6500명씩 매일 3만9000명이 관람할 수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11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찾은 시민들이 상춘재를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 개방 행사는 오는 22일까지 온라인 신청 당첨자만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6차례에 걸쳐 6500명씩 매일 3만9000명이 관람할 수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


최 청장은 큰 부담 없이 직원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수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경복궁 후원의 역사성 회복을 내건 까닭이다. 내년부터 4년간 핵심 유적을 발굴·복원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최 청장은 "일제강점기에 조선 총독 관저가 건립될 때 층위가 교란되고 파헤쳐져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급의 유적이나 유물이 나올 가능성은 적다"면서 "등록문화재(근대문화유산)나 천연기념물 정도의 지정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문체부가 주도하는 활용과 문화재청의 보존관리는 공존할 수 있다. 최 청장은 "최대한 보존해야 할 부분은 보존할 생각"이라며 "일단 경복궁 후원 기초조사를 진행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AD

한편 최 청장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 아파트 단지 무단 현상 변경과 관련한 행정 소송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8일 1심에서 건설사에 내린 공사 중지 명령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22일 항소했다. 최 청장은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항소해야 했다. 조처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사태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주요 문화유산이 주민 또는 지자체와의 갈등으로 권위와 위상에 손상을 입는 양상이 잇따른다"며 "조금 더 적극적이고 강한 자세로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