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삼영 총경, 윤희근에 "동료 의견 수렴하는 공식지시 해달라"
"검찰회의는 검찰총장 지시로 정당"
"정부정책 설명보단 동료 의견 전달"
"14만 전체 회의는 국민에게 심려"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조치된 류삼영 총경은 26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직무대행)를 향해 "동료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공식 지시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 총경은 이날 오후 경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경찰관들은 자기들의 의견이 표시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며 "검찰회의는 검찰총장의 공식 지시로 했기에 정당하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 정책을 설명하는 것보다는 우리 경찰관들이 정말 우려하는 점은 무엇인지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며 "그 내용을 공식적으로 정부에 전달하는 것이 직무대행이 해야 할 일"이라고 적었다.
류 총경은 동료 경찰관들에게는 "우리가 사랑하는 경찰조직을 안정시키고 국민들과 함께 호흡을 할 시간"이라며 "국회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국민을 상대로 시행령의 부당함을 알리는 일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더 이상 국민을 불안하게 해선 안된다"면서 "이젠 서로가 서로에게 낸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분열된 모습 없이 모두가 단결해 경찰 앞에 놓여진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총경 회의는 전체 일선 경찰동료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면서도 "동료 여러분들의 의견이 충분히 표현되지 않아서인지 계급별 모임이나 14만 경찰관 모임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기서 경찰관이 다시 모임을 추진하는 것은 국민에게 심려를 끼칠 수 있다"며 "우리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오히려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류 총경은 지난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 총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울산경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 조치됐다. 서장 회의에 참석한 총경 56명에 대해선 감찰이 진행 중이다. 윤 후보자는 전날 퇴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류 총경은 모임을 주도한 책임 뿐 아니라 정당한 직무명령을 스스로 판단해 거부하고 다수의 참가자에게 전달하지 않은 정도가 중하다고 생각한다"며 "대기발령 조치를 철회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 지휘부는 또 전날 오후 각 시도경찰청에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고 집단적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하달했다. 사실상 전국 현장팀장 회의를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였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서장 회의를 ‘하나회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며 비판했다. 이같이 경찰 지휘부와 일선 경찰관, 정부와 경찰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예정된 경감·경위급 현장팀장회의가 14만 전체 경찰회의로 확대 추진되는 등 일선의 반발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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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경찰국 신설 시행령안을 의결·공포됐다. 직제 개정령안에는 행안부에 경찰국을 신설하고, 이에 필요한 인력으로 경찰공무원 12명, 일반직 1명 등 13명을 증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국은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제청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및 재의 요구 ▲자치경찰제도 운영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다. 일선 경찰들은 이런 성격의 경찰국이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한다며 신설을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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