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맨체스터 홈구장 채운 관중들…'여자 스포츠'의 시대 오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지난 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는 '2022 유로피언 여자 축구 챔피언십' 개막전이 열렸다. 잉글랜드가 오스트리아를 1대0으로 꺾고 승리했고 영국 언론들은 우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이날 올드 트래포드에는 여자 유로 사상 최다 관중인 6만8871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영국에서만 450만명이 TV로 이 개막전을 시청했다. 이 대회 결승전은 9만석 규모의 영국 최대 규모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데 이미 티켓은 매진된 상태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투자자와 방송사들이 여자 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2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3~4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여자 크리켓 월드컵도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의 여성판 경기인 투르 드 프랑스 팜므가 30년 만에 부활, 24일 경기가 치러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익명의 한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수년 전까지만 해도 여자 축구에 대한 투자는 비판 받지 않기 위해 의무감에 해야만 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러한 상황이 바뀌고 있으며 시청자 등이 늘어 이에 따른 투자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여자 프로 스포츠는 남자에 비해 상금이나 시청률 등에서 크게 밀리지만 최근 수년 새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광고주들은 값비싼 남자 경기보다 여자 스포츠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포르타스컨설팅의 패트릭 매시 영국·유럽 담당은 유럽에서 여자 축구가 다른 그 어떤 스포츠에 비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며 2030년에는 다른 남성 스포츠에 비해 더 많은 팬들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2년 설립된 여성단체 우먼스포츠트러스트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국의 여성 스포츠 TV 시청률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비해 5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여자 유로의 상금은 1600만달러(약 210억원)로 2017년의 2배로 뛰었다.
미국 여자농구(WNBA)의 시청률도 지난해 전년대비 50% 증가했으며 지난 2월 WNBA가 펀딩을 진행, 여자 스포츠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750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 펀딩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 국무부 장관과 델 테크놀로지의 마이클 델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아내인 로린 파월 잡스 등이 참여했다.
미디어 리서치 회사 닐슨의 린지 더글라스 애널리스트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유럽축구연맹(UEFA),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럭비와 같은 권리 행사자들이 이제 여자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스폰서십 권리를 남자 스포츠 이벤트 행사에 함께 끼워 파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판매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를 매입하고 파는 주체들로 하여금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를 정확히 판단하게끔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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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여자와 남자 스포츠의)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여자 스포츠가 성장할 것이라면서 많은 기회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0세기에 주로 만들어진 남자 리그를 따라하기보다는 여자 스포츠가 21세기형 리그를 실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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