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계 최초로 조수석 보조운전자가 없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 택시인 로보택시 상용서비스가 시작됐다. 6월9일에는 서울 강남과 서초 일대에서 현대차그룹의 로보택시 로보라이드 시범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양자 모두 정해진 구역에서 완벽한 자율주행을 하는 레벨 4단계를 표방하지만, 한국은 비상시를 대비해 운전자가 탑승하고 있는 점이 달랐다. 한편 전기를 동력으로 수직 이착륙하거나 단거리 활주로를 이용하는 소형 비행체인 에어택시, 플라잉카를 의미하는 도심항공교통체계(UAM·Urban Air Mobility)도 2~3년 후에는 상용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종래 교통(Transportation)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디지털 전환 기술을 수용하여 모빌리티(Mobility)로 변화하고 있다. 교통이 공급자가 정한 장소·시간·방법에 의한 이동이었다면, 모빌리티는 이용자가 원하는 장소·시간·방법에 의한 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모빌리티는 하나의 앱으로 원하는 이동 수단을 원스톱으로 해결하여 이용자의 최적 이동에 맞는 이동 수단을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인 MasS(Mobility as a Service)로 진화하고 있다.
모빌리티 혁신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은 택시 대란을 겪고 있다. 코로나 거리 두기 완화 이후 택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택시의 공급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그 이유이다.
택시 자체의 공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서울의 경우 인구 1000명당 택시 7.5대로 선진국 대비 택시 공급은 충분한 편이다. 수요가 많은 심야 시간이나 기상 악화 시 등 수요가 많은 시간에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이다. 기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64세 이상의 고령기사의 경우 심야 시간 기대수익 대비 주취자 탑승 등의 위험이 커서 운행을 꺼리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정치권은 택시 수요를 대체, 보완하는 혁신 모빌리티의 등장을 기존 택시산업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모두 금지했다. 2013년 ‘우버’에 대해 서울시가 ‘불법 콜택시’라고 규정해 영업을 중단시켰고, 2018년 승합차와 기사를 빌려주는 렌터카 형태의 ‘타다 베이직’에 대해 국회는 2020년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대응했다. 이런 대체, 보완 서비스가 있었다면 택시 대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혁신 흐름을 거부한 규제로 신산업의 등장을 막는 것은 물론 기존 택시산업의 경쟁력도 향상시키지 못한 채 이용자들에게 피해만 가져다준 셈이다. 그나마 플랫폼 택시의 등장으로 택시 탑승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단거리 콜의 경우에도 강제배차가 이루어져 고객만족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일부 고급 브랜드 택시의 경우 이동의 편의성과 기사의 수익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 택시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은 택시 기사의 유입을 확대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이용자의 편의성, 지불의사의 범위 내에서 기사의 기대수익을 높일 필요가 있다. 승객이 적은 낮 시간대에는 요금을 기준보다 적게 받고, 대신 공급이 부족한 심야시간에는 더 많이 받는 방식인 탄력요금제를 일반 중형택시까지 확대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후진적인 택시 대란을 넘어서 MasS, 자율주행차, UAM, 전기차 등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민관이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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