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텝에 기업 덮친 이자 부담…올해만 3.9조
대기업1.1조·중소기업 2.8조 추가 이자 부담
IPO시장 위축…기업 신규 투자 어려워져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인상)’결정을 내리면서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위축·고환율·고금리 등 3중고, 4중고에 노출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갚아야 할 기업들의 대출이자만 4조원 가량 늘어나고 소비 위축에 따른 이익훼손도 우려된다.
17일 한은 및 산업계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가 연 1.75%인 기준금리를 연 2.25%로 올리면서 기업들의 올해 대출이자가 3조9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조9000억원의 이자 증가액 중 2조8000억원은 중소기업의 부담액이다. 대기업 1조1000억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기업들 생산비용 증가에 이자 부담마저 높아지며 이중고
상의는 국내 정책금리 변동 시 주목해야 할 요인으로 단기적 경기 위축, 기업 금융 부담, 외국인자금 유출 등을 꼽았다.
우선 보고서는 단기적 경기 위축에 대한 가능성을 진단했다. SGI 분석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정책금리를 높일 경우 경제성장률에서 일부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 이를 '희생률(sacrifice ratio)'이라고 한다. 인플레이션 하락에 수반되는 성장 손실의 비용을 뜻한다.
SGI가 과거 물가상승률 둔화기 바탕으로 연구해본 결과 물가상승률 1%포인트 하락시키려면 경제성장률을 0.96%까지 희생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선진국들의 평균 희생률(0.6~0.8)에 비해 다소 높아 국내 경제가 금리인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금리인상 시 기업 금융부담 증가를 우려했다. SGI는 코로나 이후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한계기업 비중은 16%로 코로나 위기 이전인 2019년 12.4%보다 약 3.6%포인트 높아졌다
"중소기업에 고금리 영향 더 커"…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도↑
특히 금리인상에 따른 영향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게 더 클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중소기업들은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신용등급이 높지 않아 자금조달 시 주식·채권 발행보다 은행 대출에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시 대기업은 1조1000억원, 중소기업은 2조8000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국인자금 유출 가능성도 고려사항이다. 보고서는 "과거 한미 정책금리 역전기를 살펴보면 내외금리차가 축소 및 역전되더라도 외국인자금은 채권 중심으로 유입됐다"며 "외국인자금은 양국 간 금리 수준 이외에도 환율, 국내경제 펀더멘털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자산 등으로 위험을 분산하는 장치를 마련해 둔 대기업들도 녹록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물가와 환율 부담에 고금리는 악재가 될 수 밖에 없어서다. 산업계 관계자는 "이자율 1% 상승시 금융자산의 상승효과와 금융부채의 하락효과를 합치면 순효과가 날 수도 있다"면서도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라는 불확실성이 커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출을 많이 내 운영한 회사들은 위험할 수 있다"며 "정부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등의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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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따라 자본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IPO(기업 공개)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부터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의 신규 투자와 사업 확대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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