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색채의 마술’…작가 조부수를 기억하다
30일까지 동숭갤러리서 재조명 전시회
1990년대 유화 25점 만나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어느 누구에게도 그림을 배우지 않았다. 누구를 애써 닮으려 해선 안 된다. 화가 스스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늘 작품에 매달려야 한다.”
미술계에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던 조부수는 김환기 화백과 오랜 인연을 맺은 미국 뉴욕의 딘텐파스 갤러리와 1993년 전속 계약을 맺고 세계 화단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한 작가다. 그의 작품은 미국 소더비 경매를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거래됐고 오스트리아 갤러리 비엔나, 벨기에 브뤼셀의 드와트갤러리 등에서 전시를 열며 이름을 알렸다. 그의 추상표현주의 작품은 국내외 전문가와 콜렉터의 주목을 받았다.
그에 앞서 1992년 작가는 자신이 작업한 작품 1000여점을 난지도에서 찢고 태워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작품성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회의 때문이었다고 알려졌지만 분명한 것은 당대 화단의 패권주의와 상업주의를 향한 저항의 메시지였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숭갤러리는 30일까지 조부수(1944-2017) 작가를 재조명하는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가장 왕성하게 활동했고 화려한 화풍을 구사한 1990년대 유화작품 25점이 출품됐다.
1000여점의 작품을 불태워 없앤 자신감 뒤에는 샘솟는 에너지가 있었다. 조 작가는 1962년 고교 2학년 때 학생 신분으로 첫 전시회를 가졌을 만큼 미술에 두각을 나타낸 인재였다. 유수의 국제 공모전에서 이름을 알린 그는 1991년 링컨센터 개인전을 통해 해외에서 주목하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로 떠올랐다.
이 시기 작가가 집중했던 주제는 ‘합주(Orchestration)’로 빨강, 노랑, 파랑 등 강렬한 원색에 추상적인 이미지가 조화를 이루며 깊은 인상을 남긴다.
화려한 색감, 왕성한 활동, 해외 화단의 주목을 뒤로하고 2000년대 들어 작가는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 그의 소식이 전해진 것은 2017년, 부음을 통해서였다. 조 화백은 2012년부터 280여 명의 선조 신앙인들이 순교했던 공주 ‘황새바위순교성지’ 부활성당의 의뢰를 받고 3500여 점의 벽화와 바닥화를 5년 여간 도자기 타일로 구워서 한 점 한 점 붙여 작업했다고 한다.
작품을 완성한 뒤 모든 기력을 소진한 작가는 병마와 싸우다 2017년 별세했다.
생전의 조부수 작가는 “나 자신에 충실하는 것을 최선으로 여기고 있다. 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져야만 서구적인 정서와 다른 독자적인 표현이 가능해진다. ‘한국성’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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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작품에 매달린 끝에 도저한 자신의 예술세계를 이룩한 작가의 가장 화려했던 순간을 재조명하는 이번 전시는 관객에게 생동하는 이미지와 함께 역동적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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