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3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갈등 봉합은 아직
제23회 서울퀴어퍼레이드 오는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려
'신체 과다노출·음란물 판매 금지'에 "기준 불명확, 차별 의도" 반발도
대규모 인파 운집·맞불 집회 예상돼 코로나19 확산 우려
지난달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 관계자들이 서울광장 사용신고에 대한 서울시 행정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가운데, 바로 옆에서 퀴어축제 반대 단체가 서울광장 사용승인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윤진 인턴기자] 서울퀴어문화축제가 3년 만에 서울광장에서 오프라인으로 열린다.
서울퀴어문화축제(퀴어축제)는 2000년 대학로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성소수자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부터 서울광장에서 행사를 진행했으나 2020년과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위주로 행사를 진행했다. 정부의 일상 회복 방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올해는 오프라인으로 행사의 중심을 옮겼다.
퀴어축제 개최를 둘러싼 찬반 갈등은 해묵은 논쟁이다. 보수 성향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반대 진영은 퀴어축제의 유해성과 음란성을 주장하며 개최에 반대하고 있다. 2014년 퀴어축제에서는 반대 단체가 퍼레이드 차량을 가로막는 등 행진을 방해해 행사 참가자들과 4시간 가량 도로에서 대치하기도 했고, 이듬해에는 보수 기독교 단체의 저지로 개막식 행사가 1시간 지연되는 일도 벌어졌다.
서울광장에서 퀴어축제를 진행하는 것을 두고 서울시와 행사 주최 측의 대립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퀴어퍼레이드가 서울광장에서 열린 첫해인 2015년 광장 사용 신고를 수리한 뒤 거센 반대 여론에 부딪혔다. 이후 2016년부터는 시민위원회에 사용 신고를 회부해 의견을 반영하여 사용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개최 찬성 측은 서울광장 사용은 신고제가 원칙임에도 차별적으로 위원회 판단을 요구해 퀴어 축제 준비를 지체시킨다고 항의했다. 2019년 서울시 인권위원회는 "행사가 성소수자를 주체로 했다는 점에 기반해 사용 신고를 즉시 수리해야 한다는 원칙에 비정상적인 예외를 인정한 부당한 조치"라고 지적하며 서울시에 담당 부서 지도·감독을 권고했다.
이달 제23회 퀴어축제 개최를 앞두고도 갈등이 재발했다.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주최 측에서 신청서를 제출한 지 약 두 달 만에 서울광장 사용 신청 안건을 수정 가결했다. 시민위는 당초 조직위에서 이달 12일부터 17일까지로 신청한 행사 기간을 16일 하루로 제한했고, 신체과다노출과 청소년보호법 상 유해·음란물 판매 및 전시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사용을 승인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 같은 시민위의 판단에 보도자료를 내고 "행사 기간을 합리적 근거도 없이 자의적으로 단축해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조직위는 시민위 결정 중 "조건 위반 시 추후 퀴어축제의 광장 사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지적하며 "명확한 기준도 없는 모호한 조건을 걸어 향후 행사의 서울광장 개최 여부까지 미리 결정하는 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퀴어축제에 대해 대규모 인파 운집 및 찬반 세력과의 충돌 우려도 나온다. 서울광장 퀴어퍼레이드는 통상 약 1만 여 명이 참여해온 대규모 행사다. 이에 조직위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시로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행사 당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열리는 '동성애퀴어축제 반대국민대회'에도 약 2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경찰에 차단막 설치를 요청하는 등 두 행사 간 충돌에 대비한 대응책을 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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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오는 15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16일 서울광장에서 개최되는 오프라인 행사인 서울퀴어퍼레이드는 부스 행사와 함께 △환영 무대 △퍼레이드(행진) △축하 무대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퀴어영화제는 퀴어축제 기간 동안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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