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만드는 보일러 회사·히터 만드는 선풍기 회사
비수기 따로 없다…귀뚜라미, 냉방이 난방 매출 추월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곽민재 기자] 여름과 겨울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냉·난방기 제조업은 현대판 '우산장사와 짚신장사' 업종이지만, 요즘은 냉·난방기 업체를 따로 구분하는 것이 그다지 의미가 없어 보인다. 보일러 회사는 에어컨을, 선풍기 회사는 히터를 함께 만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귀뚜라미와 신일전자다. 귀뚜라미는 겨울 난방기인 보일러와 카본매트 제조사로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만 2020년 창문형 에어컨을 첫 출시했고, 지난해 저장식 '전기온수기'를 출시하는 등 '비수기 없는 제품'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으면서 냉방기 시장에서도 나름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출시 한 달만에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화제가 됐던 창문형 에어컨은 내년에 새모델이 출시될 예정이고, 전기온수기는 여름에도 온수를 사용하는 미용실이나 사무실 등에서 즐겨찾는 전기온수기는 사계절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공기정화와 환기를 동시에 구현하면서 실내공기와 함께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환기플러스 공기청정시스템', 농산물과 과일, 수산물, 가공식품 등을 건조할 때 사용하는 '농산물 건조기', 5년 이상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일산화탄소 경보기' 등 다양한 가전을 생산·판매하면서 종합에너지·가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귀뚜라미그룹은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를 필두로 귀뚜라미범양냉방(2006년), 신성엔지니어링(2008년), 센추리(2009년) 등 냉방·공조 전문기업들과 도시가스 공급사 귀뚜라미에너지(2016년) 등을 차례로 계열사로 인수, 가정용 에어컨과 상업·산업용 특수 에어컨이 호조를 보이면서 냉방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귀뚜라미는 8월부터 보일러와 카본매트 생산체제로 돌입한다. 매출 비중은 냉방 부문이 41%로 보일러가 포함된 난방(32%) 부문을 앞질렀다. 그 외 에너지 16%, 레저·외식·미디어·기타 부문이 11%를 차지한다.
귀뚜라미그룹 관계자는 "보일러의 계절적 한계로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고작 5개월이 성수기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다"면서 "지난해부터 냉방·공조사업 매출이 본업인 보일러 매출을 추월하는 등 비수기 없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선풍기 판매 1위 기업 신일전자는 지난 60여 년간 선풍기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며 시장을 선도해왔지만, 실제로는 '계절가전'의 명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일반 가정용 전기히터, 캠핑용 팬히터, 스키장 등 야외에서 사용하는 대형 열풍히터와 바닥 난방용 카페트 매트, 전기매트를 비롯해 실내 습도 조절용 가습기까지 포트폴리오도 다양하다.
신일전자는 2010년 첫 캠핑용 팬히터를 출시한 이후 캠핑문화가 확산되면서 인기몰이 중이고, 2016년 소비전력이 낮고 난방효과가 뛰어난 초절전 에코히터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2018년에는 평창동계 올림픽 조직위와 56억원 규모의 난방기기 등 공통물자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경기장 등에 각종 라디에이터와 전기온풍기 등 난방가전을 공급하기도 했다.
신일전자는 통상 8월부터 겨울가전 생산에 들어간다. 매출비중도 여름가전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여름가전이 55%, 겨울가전이 25%, 생활·주방·환경가전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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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전자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캠핑용 팬히터의 경우 매년 판매량이 증가해 올해도 공급물량을 40~50% 가량 늘릴 예정"이라면서 "계절가전의 명가로서 소비자의 욕구에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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