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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발만 담그기 아쉬워, 얼음계곡 폭포샤워

최종수정 2022.07.06 11:00 기사입력 2022.07.06 11:00

폭염은 가라, 계곡으로 떠나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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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높은 습도와 훅 몰려오는 열기, 강렬한 뙤약볕은 그야말로 가마솥이 따로 없습니다. 앉아 있기만 해도 온몸이 늘어지고 땀범벅입니다. 엉망이 된 신체리듬에 불쾌지수마저 끝없이 치솟고 있습니다. 열기는 밤까지 이어져 순순히 수면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한여름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이즈음 여행의 첫 번째 목적이라면 무더위를 피하는 것입니다. 더위를 피해 잠시 숲이 있는 계곡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장마가 한 차례 휩쓸고 간 계곡은 언제 가뭄이었나 싶을만큼 풍성하게 바꿔 놓았습니다. 울창하게 우거진 숲속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에 몸을 담아 보면 더위는 한순간에 사라지고 시름도 잊혀집니다. 계곡으로 떠나는 여행은 심신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해마다 수많은 피서인파가 깊은 산골짜기계곡으로 찾아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깨끗한 물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계곡을 소개합니다. 다가오는 주말 찾아도 좋고 휴가철에 들려도 좋습니다.


◇평창 회동계곡-청옥산이 숨겨 놓은 보물같은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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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은 흥정, 장전, 막동, 금당 등 이름난 계곡들이 모여 있다. 이중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보물같은 계곡이 회동계곡이다. 청옥산에서 발원한 물이 모이는 회동계곡(용수골)은 동네주민들과 알음알음 찾아오는 피서객들 몇 명이 전부인 숨어있는 계곡이다.

들머리는 청옥산 중턱에 자리한 청옥산(도)깨비마을이다. 이 마을 입구에 수령 350년이 넘는 커다란 떡갈나무가 서 있는데 그 왼편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가면 된다. 길이 총 8km로 곳곳에 크고 작은 소와 폭포가 어울려 운치를 자아낸다. 한여름에도 햇살이 들어오지 않을 만큼 빽빽한 천연림 터널을 갖추고 있다. 계곡 사이마다 청정한 자연을 강조하듯 이끼와 폭포가 흐른다. 이 맑은 청정수는 동강으로 흘러들어 서울까지 기나긴 여정에 나선다. 계곡 하류에 넓은 공간이 평평하게 있어 가족들이 안심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회동계곡 위쪽은 육백마지기다. 청옥산 정상인 육백마지기는 화전민이 정착해 넓고 거친 땅을 개간한 곳이다. 육백마지기까지는 도로가 나 있어 차량으로 올라갈 수 있다.


◇영양 수하계곡-한여름에도 얼음처럼 맑고 차가운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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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면 오기리 개실곡에서 장수포천이 시작된다. 구불구불 향하던 물길은 울진 왕피천과 합류해 동해바다로 흘러간다. 장수포천이 울진에 닿기전, 수하리가 있다. 물 깊은 마을이라는 수하 2리 지푸내(혹은 深川)에서부터 오동나무 무성한 수하 3리 오무마을까지 약 20㎞의 물길이 수하계곡이다.

차디찬 물은 얼음처럼 투명해 물속이 훤히 보인다. 하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크고 작은 소(沼)와 물살에 씻겨 반드러워진 돌들이 윤슬에 몸을 뒤척인다. 여름이면 은어떼가 동해에서 왕피천을 따라 올라와 펄떡인다


계곡의 폭은 넓은 편이다. 깊이는 성인의 종아리에서 허리 정도여서 두려움 없이 물을 즐기기에 좋다. 긴 계곡의 어디든 자리 잡은 그곳이 최적의 장소다. 아는 사람만 아는 이곳에 대해 사람들은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좋다라거나 너무 좋다라는 단순한 단어만으로도 충분하다. 천변의 벼랑 위에는 솔숲이 무성하다. 울창한 숲의 내음은 치열한 햇빛을 뚫고 뛰어내려 계곡에 퍼진다.


밤이면 수달이 그 매끄러운 몸매를 드러내고, 하늘에는 은하수가 땅 위에는 반딧불이가 빛난다. 수하계곡은 국내 최대의 반딧불이 서식지이며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기도 하다.


◇인제 진동계곡-강원도 최고의 오지 중 오지에 자리한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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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00대 명산인 점봉산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만들어 낸 진동계곡은 사계절 아름다움을 간직한 명품계곡이다. 기린면 진동1리 추대에서 점봉산 설피밭까지 이르는 20㎞에 달하고 있다.


원시림과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인 진동계곡은 1급수 물고기인 버들치와 열목어가 서식하는 천혜의 자연과 태고의 신비가 어우러진 곳으로 한여름 무더위 피서지로 그만이다. 계곡의 수 많은 폭포와 소가 비경을 선사하고 기암괴석을 끼고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코로나19로 힘든 온갖 상념을 잊게 한다.


근처에 방태산 자연휴양림, 아침가리 계곡, 미산계곡 등이 있다. 방태산은 그 유명한 삼둔 사가리를 품고 있을 정도로 골짜기가 깊고 사방으로 긴 능선이 뻗어 있어 나라 안에서 가장 오지 중의 오지로 꼽혔다.


풍광 좋은 방태산 적가리골 한복판에 자연휴양림이 있다. 인위적인 훼손을 최소화해 자연풍광이 빼어나게 아름답고 생태환경이 가장 잘 보존된 휴양림으로 손꼽힌다.


제1야영장과 제2야영장 중간쯤에 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이단폭포가 있다. 높이가 각각 10m, 3m쯤 되는 폭포 두 개에서 비단결 같은 물줄기가 쉼 없이 쏟아져 내린다. 폭포 주변에는 단풍나무를 비롯한 각종 활엽수가 울창하게 둘러쳐 있다.


◇정선 고병계곡-원시림의 계곡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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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과 직벽의 바위들이 병풍처럼 계곡을 둘러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높을 고(高)에 병풍 병(屛). 여행자들의 발길이 뜸한 산자락에 숨겨진 원시림의 계곡이라 아는 이들이 드문 곳이다. 짙은 이끼로 뒤덮인 서늘한 계곡은 평소에는 거의 인적을 찾아볼 수 없다.


고병계곡은 물놀이보다 계곡 트레킹이 제격이다. 보통 계곡 트레킹이라면 하류에서 상류 쪽을 향해 오르는 게 보통이지만, 고병계곡은 계곡 물길의 방향을 따라 내려가는 편안한 길이다. 숲이 하늘을 가린 계곡에는 진초록의 이파리를 투과한 햇살이 초록빛으로 반짝인다. 계곡 안쪽에 비밀처럼 숨겨져 있는 폭포들은 바위를 타고 넘으며 청량한 물소리로 흘러간다.


발목에서 무릎까지, 때로는 허벅지까지 적시면서 이리 저리 물을 건너가며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고병계곡에서 최고의 경치를 빚어내는 곳이 할미폭포와 사다리폭포다. 짙은 숲 속에서 연이어 나타나는 두 개의 폭포인데 두 곳 모두 어둑한 진초록의 숲 속에 있어 비밀스러운 느낌이 가득하다.


계곡을 따라가는 트레킹 코스는 3㎞ 남짓. 서두르자면 1시간 남짓에 다 걷는 길이지만 여기서는 계곡을 따라 걷다 소름 오스스 돋는 숲 그늘 아래서 다리쉼을 하며 물소리를 듣거나, 폭포 아래서 물도 맞아가면서 되도록 느릿느릿 걷는 게 좋다.


◇괴산 화양구곡-퇴계 이황, 우암 송시열도 절경에 반한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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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에는 도처에 구곡이 있다. 이름나기로는 화양구곡이 으뜸이지만, 못지않은 선유구곡, 쌍곡구곡, 갈은구곡, 연하구곡 등 7곳의 구곡이 있다. 이 많은 괴산의 구곡 중에서 맨 앞에 놓아 마땅한 곳은 화양구곡이다. 괴산이 아니라 나라 안을 통틀어서도 화양구곡은 구곡의 중심이며 일찌감치 여름 피서여행의 명소로 알려졌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이 그 절경에 반해 계곡 곳곳마다 이름을 붙이고 머물렀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가장 경관이 수려한 제4곡 금사담 암석 위에 암서재라는 이름의 사당을 짓고 머무른 곳이다. 계곡과 어우러진 사당이야 멋스럽고 좋지만 주변에 몰려있는 카페와 차량들은 눈에 거슬린다.


화양구곡이 웅장한 맛을 갖고 있다면 퇴계 이황이 9개월간 머물렀다는 선유구곡은 아기자기한 맛이 좋다.


인제, 평창=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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