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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첫사랑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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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안나’로 호평받는 배우 수지 인터뷰
고단한 유미, 6살 연기도 하겠다고 감독 설득
화려한 안나, 감정 이해해보려 일기 쓰며 캐릭터 이해

드라마 '안나'에서 주연을 맡은 가수 겸 배우 수지. 사진제공 =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에서 주연을 맡은 가수 겸 배우 수지. 사진제공 =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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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꿈이 꼭 성공이어야만 합니까? 사람이면 안 돼요?”


수지의 전작에서 남자 주인공은 그녀를 응시하며 이렇게 물었다. 이제 '안나'가 된 그녀는 관객에게 되묻는다. 한 사람의 삶을 훔쳐 성공을 꿈꾸는 게 나쁘냐고.

가수 겸 영화배우 수지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에서 다소간 마르고 건조한 듯한 표정으로 캐릭터의 삶, 그리고 서사 전반을 관통하는 불안을 오롯이 담아냈다. ‘국민 첫사랑’은 잠시 제쳐두고 그가 선보인 낯선 표정이 가진 무게에 대중과 평단 모두 호평 일색이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수지는 “이렇게 칭찬을 많이 받아본 적이 없어 아직 신기하고 낯설다”며 “좋은 기사가 많이 나오니까 이게 실제인가? 몰래카메라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소회를 밝혔다.

드라마 '안나' 스틸컷. 사진제공 =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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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 양장점집 딸 유미로 재능과 욕심은 많지만 이를 뒷받침 하지 못한 환경에 우연히 시작한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이내 화려한 가짜 삶을 사는 안나가 된 수지는 “누구나 마음속에 각자의 안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배역에 욕심을 냈다”고 했다.


누구나 자신의 보이는 모습을 과장되게 포장하고, 때로는 거짓말 하는 행동을 비춰보면서 안나를 응원하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는 그는 안나의 거짓말을 관객이 납득하고 또 공감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도 제목이 ‘당신도 아는 안나’였다. 그래서였을까, 수지는 이내 한마디 덧붙인다. “현실에선 안 만났으면 싶은 인물이긴 하죠.”

고단한 삶을 버텨내는 20대 청춘의 피로와 체념을 표현하기 위해 그는 기꺼이 화장을 지우고 숯불 앞에 쭈그려 앉았다. “고깃집 아르바이트 하면서 불피우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화장을 지우고 편한 옷을 입은 뒤 불 앞에 앉자마자 너무 편했다”는 그는 화려한 안나보단 유미를 연기할 때 훨씬 편했다, 있는 그대로 하면 됐다고 했다. 갖은 아르바이트로 삶에 찌든 유미의 표정을 위해 현실의 수지는 촬영 전날 밤을 새우고 현장에 나갔다.


드라마 '안나' 스틸컷. 사진제공 =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 스틸컷. 사진제공 =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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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권태, 바꿀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유미의 체념은 핏기 없는 서늘하고도 무미건조한 그의 민낯을 통해 더욱 증폭된다. 또 타인의 삶을 훔쳐 화려한 인생을 꿈꾸는 안나의 욕망을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원동력이 됐다.


거짓이 들통날까 불안에 휩싸이는 유미를 이해하기 위해 수지는 일기를 썼다고 했다. 그는 “안나로 사는 유미의 감정을 이해해보려 매일 아침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며 “한 발 떨어져 바라본 유미에 대한 내 생각을 적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내 감정과 유미의 감정이 겹치게 되면서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드라마 '안나' 스틸컷. 사진제공 =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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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는 심리 상담사와의 조언을 통해 일상적으로 거짓말 하는 인물의 심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유미의 불안을 체화하기 위해 연기를 가다듬는 과정이 곧 데뷔 후 12년간 가수로, 또 배우로 달려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계속 캐릭터에 몰입을 하다보니 거짓으로 얻은 안나의 행복한 삶이 행복이 아니라 실은 자신의 목을 옥죄는 불행임을 느끼면서 비참한 감정도 들었다”는 그는 “모든 걸 다 가졌지만 더 불안해지는 안나의 현실을 표현하다보니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지만 한편으론 데뷔 후 쉼 없이 달려온 과거의 나를 되돌아보며 조금 대충 살아도 괜찮다고 위로해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었고 이에 ‘안나’를 선택한 수지는 "내가 지금까지 해온 연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누구나 욕심 낼만한 작품이었기에 뺏기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감독을 설득한 수지는 ”그 과정에서 감독님께 6살 유미도 연기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을 정도로 정말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며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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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첫사랑’이란 별명이 아직도 너무 좋고, 계속 갖고 가고 싶다는 그는 “천천히 내 속도로 나아가 배우로 인정받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세월의 깊이가 녹아든 소녀의 창백한 얼굴은 어느새 여인의 삶을 진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수지는 그렇게 오늘도 한발자국 나아가고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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