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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탱크 부족에 생산 멈춘 기아…車 생산라인 차질 확산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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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에 화물연대 파업 후폭풍
기업들 "경영악화 내년까지 갈 수도 있어"

연료탱크 부족에 생산 멈춘 기아…車 생산라인 차질 확산 우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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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세종=김혜원 기자] 현대차·기아에 연료탱크를 공급하는 1차 협력사의 납품 중단으로 일부 완성차 생산 라인이 또다시 멈췄다. 화물연대 파업 후폭풍으로 원재료 공급난 직격탄을 맞은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늘어난 것도 연료탱크 양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아이오토모티브는 지난달 29일 현대차·기아 섀시부품구매 및 개발팀에 연료탱크 공급 불가를 알리는 공문을 보냈다.

이 업체는 공문에서 "지난(달) 24일에 이번주 20% 감산, 차주 30% 감산에 대해 양해를 요청했으나 실제 서열에 반영이 안됨에 따라 공급 차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날 기아 화성 1공장 쏘렌토 생산 라인을 시작으로 광주 2공장 스포티지, 광명 1공장 카니발 등 생산이 순차적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이번에 공급 부족 사태를 맞은 연료탱크는 7종의 사양 중 3종이며 주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하는 부품으로 알려졌다.


티아이오토모티브가 현대차·기아에 갑자기 공급 불가를 통지한 것은 1차적으로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하위 협력사로부터 원재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생산이 어려워져서다. 완제품과 반제품 재고가 소진돼 기본적으로 연료탱크 공급 능력이 달리는 상황인 것이다.

부수적 원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의 기조 전환이 맞물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납품가 대비 원자재값 상승으로 협력사들이 생산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면서 "납품가 현실화 목소리가 현장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기아가 내연기관차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연료탱크의 경우 제조 사양산업으로 분류돼 협력사들이 생산을 꺼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내외 부품 공급난으로 생산 중단과 고객 인도 지연 사태를 반복적으로 겪고 있는 현대차·기아는 이번 연료탱크 공급 중단으로 인한 생산 계획 긴급 점검에 나섰다.


車 생산라인 차질 확산될까 우려도

현대차·기아의 일부 완성차 생산 라인이 멈춰선 것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면서 지난 3월에 일부 생산라인이 일시 중단한 데 이어 화물연대 파업으로 부품 공급이 안돼 가동을 멈췄었다. 이번에는 화물연대 파업 후유증으로 1차 협력사의 납품 중단까지 덮치며 일부 공장의 생산라인을 세울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난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파업에 따른 후폭풍이 다른 완성차업계에도 가시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라인을 완전히 가동 정지한 것이 아닌 해당 부품이 들어가는 차량에 대한 ‘공행거’(생산조정)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생산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오랜 시간 지속된 상황이라 생산 차질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달 화물연대의 7일간 파업으로 현대차 울산공장 5개라인 생산라인에서 하루 평균 300여대, 일주일간 2000여대의 차량생산 차질을 빚었다. 업계에서는 누적 피해액이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완성차업계의 가동 중단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20년 중국산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을 비롯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산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이 중단되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생산 지연 문제에 신음했다. 더 큰 문제는 원자재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 차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출고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12~18개월 가량 길어진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같은 인기 차종은 주문하면 1년 이후에나 받을 수 있다"며 "이 기간은 차량용 반도체를 주문 후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현대차·기아의 생산 중단을 불러온 연료탱크의 경우 주로 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하는 차량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생산 중단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출고가 더 늦어 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말 t당 120.19달러에서 최근 150달러로 25% 이상 올랐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자동차 가격이 오르는 '카플레이션'(자동차(car)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도 본격화 되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수입차들은 가격을 꾸준히 올리는 가운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평균 신차 판매 가격은 4420만원으로 2020년(3949만원) 대비 471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완성차 산업은 환율이 오르면 매출도 오르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완성차업체들은 버틸 수 있지만 원자재를 가공해 납품하는 부품업계가 힘들어진다. 부품업계가 충격을 크게 받으면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충격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물가 상승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5월 12일~6월 2일 전국 570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한 250개 기업들 모두가 원재료 가격 상승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60%는 원재료가 1년만에 20% 미만 올랐다고 봤고, 20% 이상 올랐다고 답한 곳도 40%에 달했다.


특히 응답업체의 과반 이상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올해 말까지’(60%)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내년 이후’(41%)까지 내다보는 업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인상은 납품 등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소기업의 7월 경기전망지수가 81.5로 조사됐다. 지난달보다 4.6포인트 낮았다. 경기전망지수는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전망(87.6)이 국내 코로나 발생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6월엔 1.5포인트 하락했고, 7월엔 하락폭이 4.6포인트로 커졌다.


중소기업들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내수부진'(55.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원자재 가격상승'(54.5%)이 꼽혔다. 중기중앙회는 “최근 원자재값 상승, 금리상승,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다음달 중소기업 체감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위축됐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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