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정부가 한일관계 최대 현안인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방안을 놓고 검토에 나섰다.


다음달 초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협의할 민관협의회를 출범 시킨후 학계, 기업 등의 폭넓은 의견을 청취해 최종 결정을 한다는 방침에서다.

29일 외교가에 따르면 외교부는 정부, 피해자 측과 학계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강제동원 배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민관 협의회를 구성 중이다.


다만 민관협의회 구성을 위한 인선 작업은 다소 늦어지고 있다. 당초 협의회가 이르면 이달 중에도 출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출범 시기는 내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민관협의회에 징용 피해자측 인사들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본 전범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는 방안들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데 거부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일본 강제징용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매각)가 다가오면서 한일관계의 최대 현안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국 내 일본 기업 자산에 대한 현금화 조치 관련 대법원 확정 판결은 오는 8~9월로 예상된다.


일본 역시 현금화 문제를 일단 시급히 해결할 것을 강하게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적 현금화를 막을 방안이 어느 정도 마련되지 않고서는 한일관계 개선이 사실상 궤도에 오르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특히 일본은 참의원 선거(7월 10일)가 끝난 후 당분간 정치 일정이 없어 한일관계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에따라 다음달 한일 정부가 양국관계를 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제 강제동원 배상 문제가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이미 많은 해법들이 정부 안팎에서 거론돼 왔다.


우선, 한국 정부가 일본 기업의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고 차후에 일본 측에 청구하는 '대위변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일 양국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 조성된 기금으로 피해자에 위자료를 지급하는 '1+1'안, 기금 조성에 양국 기업은 물론 국민이 참여하는 이른바 '문희상 안'(1+1+α) 등도 제시된 바 있다.


정부가 검토할 아이디어도 기본적 골격에선 기존 아이디어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문제는 일본 측이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 입장에서 변화할 수 있냐는 점이다.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개인 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한국이 이 문제를 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한국 정부 일방의 행동만으로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 한다면 피해자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해자에게 지급할 기금 출연에 강제징용 피고 기업들이 참여할 것이냐가 핵심 쟁점 중 하나로 꼽힌다. 일본은 피고 기업들의 참여는 개인 배상 판결을 인정하는 성격이 된다는 점에서 완강히 이를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각에서 양국이 300억원대 기금을 조성해 피해자 300여명에게 보상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며 여기엔 피고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된다는 얘기가 나왔으나, 정부는 피고 기업들의 참여는 여전히 검토가 필요한 쟁점이라는 인식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강제징용 관련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며 “한일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민관협의회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것과 함께 내달 중 외교장관 등 고위 레벨에서의 의사소통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다음달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한일 외교장관이 나란히 참석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일 외교장관이 발리에서 정식으로 양자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외교장관의 첫 정식 대좌는 일본 참의원 선거 이후로 추진될 박진 외교부 장관의 첫 방일을 계기로 이뤄질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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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 외교부 1차관이 주재하는 민관협의회를 출범시켜 징용 피해자와 시민단체 등 각계의 의견을 청취할 것”이라며 “다음 달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마무리되는 대로 한일간 고위급 채널을 가동해 한일관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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