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노동계 최저임금 최초요구안 발표
원자재, 물류비, 인건비…물가상승 속도
노사 입장차 극명…공익위원 캐스팅보트

서울 명동 식당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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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첫 최저임금 논의가 이번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노동계가 예년과 같이 ‘1만원대’의 최저임금안을 내밀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국내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최저임금마저 가파르게 오를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클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구인난에 지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우 고용포기나 사업축소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21일 제5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 인상폭을 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이날 전체회의를 앞두고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내놓으면 올해 최저임금 논의의 전반적인 윤곽이 잡힐 예정이다. 2015년부터 줄곧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대를 요구해온 노동계는 이번에도 최소 1만원 초반대를 주장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경영계는 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최저임금은 9160원으로 내년에 9.17%만 올라도 1만원대를 기록하게 된다. 노동계는 지난달 양대노총 주최 토론회에서 적정 생계비를 반영한 최저임금은 1만1860원이 돼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현재보다 29.5%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물가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공급망 불안으로 이미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 유가 등이 크게 오른 가운데 인건비 부담까지 커지면 치솟는 물가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2020년 ‘최저임금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이 1% 상승할 때 물가는 0.07%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단순 계산하면 노동계 요구대로 최저임금을 올렸을 때 국내 물가상승률은 추가로 약 2% 포인트 이상 더 오르게 된다. 당시 연구원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이 물가상승이나 일자리 상실 같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위기 속 최저임금 '1만원 전쟁' 원본보기 아이콘

이 경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대거 포기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도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중 절반 가까이는 경영상황 대비 인건비 증가세를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구인난이 심해지고 있는 숙박·음식점업 등의 경우 인건비 상승과 가격상승에 끼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안그래도 구인난이 있는 숙박·음식점업 등은 임금상승 압력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외식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구인난 때문에 임금상승 압력이 있는 상황이라서 최저임금의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사간 입장차이가 큰 만큼 올해도 9명의 공익위원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총 9명의 공익위원은 학계 등 관련 분야 전문가 중 고용노동부가 선정해 대통령이 임명하는데 모두 문재인 정부 때 선정됐다. 때문에 경영계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 전체회의에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에 대해서도 공익위원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져 최종 무산됐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만큼 공익위원들 역시 인상폭을 크게 잡긴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후보자 시절 최저임금에 대해 "굉장히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너무 올라가면 기업이 오히려 고용을 줄이는 결과가 와서 서로 지는 게임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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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법정 시한은 이달 말까지다. 하지만 노사 갈등이 워낙 컸던 탓에 최저임금위원회가 그동안 법정 시한을 지킨 적은 거의 없다. 최저임금의 최종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로,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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