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리 만난 이재용, 반도체 EUV 장비 직접 챙겼다
6년 만에 네덜란드 총리와 회동
ASML의 EUV 장비 수급 협조 부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기념 촬영하는 모습.
반년 만에 해외 경영 행보를 재개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반도체 협력'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반도체 선도 국가인 한국과 네덜란드가 '협력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것으로 두 사람의 만남은 6년 만에 일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회동에서 반도체 미세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공급 문제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인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대만의 TSMC를 맹추격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비즈니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났다.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는 ▲최첨단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가 만난 것은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핵심 국가인 네덜란드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의 만남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 개발부터 설계, 장비, 전자기기 완제품까지 관련 산업 생태계가 고루 발전해 있는 국가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필수적인 ASML 장비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뤼터 총리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덜란드 기업인 ASML은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는 EUV 장비를 100대 넘게 확보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15대에 불과하다.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만큼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장비 확보 여부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세워질 제2 파운드리에서 미세공정 생산라인을 만들기 위해선 올해 안에 장비 계약을 마쳐야만 한다.
업계 관계자는 "TSMC와의 경쟁하기 위해선 EUV 장비 확보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것이 삼성이 처한 상황"이라며 "네덜란드와의 협력 강화는 새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건설' 정책 및 삼성의 '비전 2030' 전략과 맞물리는 중요 사안"이라고 전했다.
'차기 EU(유럽연합) 정상회의 의장'으로 거론되는 뤼터 총리와의 만남을 계기로 이 부회장의 글로벌 황금인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기업인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인 정·관계 리더로 확장되고 있다. 외교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네트워크를 '국가적 외교 자산'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이 부회장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럼프·오바마·부시 전 대통령,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반 자이드 UAE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 등 글로벌 리더들과 친밀한 교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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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뤼터 총리는 지난 3월 윤석열 당시 당선인과도 통화해 양국 간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 확대 논의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뤼터 총리에게 "미래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산업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뤼터 총리는 평소 ICT·전기차 등 혁신에 기반한 신산업에도 큰 관심을 보여왔던 만큼 반도체 이외의 분야에서도 네덜란드와 삼성의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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