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 금융조치 정상화시 부실기업↑…채무조정제도 정비해야"
한계기업 비중 15.3%…2010년 이래 가장 높아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코로나19에 대응한 금융지원 조치가 정상화될 경우 한계기업의 부실이 현재화될 가능성이 높아 채무조정제도 등을 선제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BOK 이슈노트: 기업 채무조정제도 개선에 관한 글로벌 논의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충격이 큰 취약기업을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현재화되면서 부실기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2020년 한계기업 비중은 15.3%로 20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 채무조정이란 상환기일 연장, 원리금 감면, 출자전환 등과 같은 채무사항 변경을 의미하며, 회생가치가 높은 기업을 해제하기보다 가능한 존속시킴으로써 경제·사회적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취지의 제도다. 채무조정 방식은 크게 회생절차, 혼합형 워크아웃, 강화된 워크아웃, 자율협약 등 4가지로 구분된다.
최근 금융안정위원회(FSB),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코로나19 지원조치 정상화 과정에서 과다부채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도산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채무조정제도의 정비를 제안했다.
해외사례를 보면 영국, 호주의 경우 회생가능성이 있는 채무조정기업의 영업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채권자의 권리행사유예, 채무자인 기업 이사의 책임 면제, 채무자 기업의 거래 보호 등을 개시했다. 영국, 독일 등은 채무조정 절차의 신속화를 위해 법원 인가시 일부 채권자의 반대가 있더라도 채무조정을 진행할 수 있는 법원의 강제인가 제도를 도입했다.
정혜리 한은 IT리스크총괄팀 과장은 "우리나라는 법원외 채무조정 등 기업 채무조정제도가 주요국에 비해서도 우수한 편이나, 최근 주요국의 관련 제도 개선 사례 등에 비춰 볼 때 보완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자본시장을 활용한 기업 채무조정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채권은행은 채무조정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으므로 사모펀드를 통해 채권은행으로부터 구조조정 기업을 매입해 채무조정, 신규자금 투입, 사업구조조정 등 기업 채무조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우리나라의 자율협약에 의한 채무조정이나 워크아웃은 채권자 주도로 이뤄져 채무자는 절차에서 배제되는 면이 있으므로 공정한 제3자 역할을 하는 전문가의 육성과 활용이 필요하다고 봤다. 제3의 중립적 도산실무가를 도입해 법원외 채무조정 절차의 공정성과 전문성 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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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회생절차를 이용할 경우엔 비용과 시간 면에서 진입장벽이 높아 파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를 보완할 법원 외 채무조정 절차가 필요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채무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채무자 기업에 대한 보다 실질적이고 정교한 신용평가 등을 통해 종래 재무상태가 건실한 기업이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곳인지, 가까운 장래에 수익 창출이 예상되는지, 조정된 채무를 성실히 상환하는지 등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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