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7월에 11년만 기준금리 인상...9월 0.5%P 인상 '빅스텝' 가능성 시사
"7월 0.25%P 인상, 자산매입도 종료"
9월 인플레 9% 넘을듯...스테그플레이션 우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과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움직임에도 신중한 모습을 유지해온 유럽중앙은행(ECB)이 급격한 물가상승률 억제를 위해 7월부터 0.25%포인트 금리인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어 9월에는 7월 인상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상을 통한 소위 '빅스텝'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유발한 에너지 및 식량위기로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모두 긴축기조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가운데 금리인상 충격에 따른 경기침체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현행 0%인 기준금리를 7월부터 0.25%포인트 인상하고 9월에도 재차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ECB가 금리인상을 발표한 것은 11년만에 처음이다. ECB는 앞서 2011년 남유럽 금융위기 이후 금리를 줄곧 인하했으며, 2016년 3월 기준금리를 0%로 낮춘 뒤 6년여동안 0% 금리를 유지해왔다.
ECB는 이와함께 7월부터 양적완화 정책도 종료한다고 밝혔다. ECB는 현행 자산매입프로그램(APP) 아래 채권매입을 7월1일 부터 종료한다고 밝혔다. 앞서 월 200억 유로(약 27조원) 규모로 해온 채권매입을 4월에는 400억유로(약 54조원), 5월에는 300억유로(약 40조원)로 늘렸다가 6월에는 다시 200억유로 규모로 줄인 바 있다.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을 통한 특별한 조건 아래 유동성 공급은 이달 23일자로 종료할 예정이다.
ECB는 이날 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난달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여파로 에너지와 식품가격이 치솟으면서 상당히 올랐다. 물가상승 압력이 광범위해지고 심화되는 것은 중대한 도전이며, 물가상승률이 중기 목표치인 2%로 복귀토록 할 것"이라며 7월과 9월 금리상승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9월 인상폭은 7월보다 더 클 가능성이 제기되며 빅스텝 행보를 시사하기도 했다. ECB는 "9월에도 재차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이라며 "중기 물가상승률 전망이 유지되거나 악화하면 더 큰 폭의 인상도 적절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지난달부터 제기된 0.5%포인트 금리인상설이 더욱 힘을 받게 됐다.
ECB의 빅스텝 예고에 유럽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71% 떨어진 1만4198.80,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1.54% 하락한 7476.21,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1.40% 하락한 6358.46으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시장충격이 생각보다 커지면서 ECB는 점진적인 금리상승을 재차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단지 한걸음에 끝나는 것이 아닌 여행"이라면서 "불확실성이 큰 시절에는 점진주의가 아마도 적절하되 경로가 명확하고, 잘 확인되고, 우리가 어디로 향하는지 모두가 이해한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점진적인 금리상승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8.1%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석유 및 천연가스 등 에너지 비용이 39.2% 올라 다른 품목들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러시아의 식량무기화로 식품과 주류 및 담배가격도 7.5%나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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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ECB가 발표한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올해 6.8%, 2023년에는 3.5%, 2024년에는 2.1%로 상향조정됐다. 모두 ECB의 중장기 물가 목표치인 2%를 넘는 수치다. 특히 난방용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나는 9월 가을철부터 에너지가격이 더욱 급등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일각에서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9%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해도 물가상승의 주 요인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끝나지 않으면 물가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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