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창립 72주년 기념식
이창용 총재, 조직문화 혁신 강조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시사
"먼저 인상 했지만 더이상 선제적 아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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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식에서 "계급장 떼고, 할 말은 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자"고 말했다. 보수적이고 위계질서가 강한 한은 특유의 조직문화를 전면 개편해 혁신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특히 이 총재는 "한은은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대해 자문해 보자"며 아무도 찾지 않는 내부용 보고서 생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민감한 경제 정책 이슈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사를 통해 "우리 조직은 부서간 협업을 가로막는 높은 칸막이와 경직된 위계질서로 인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변화에 둔감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외부와의 소통에 소극적이며 너무 조용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제는 우리 모두 '수직적 내부지향적 조직문화'를 '수평적 외부지향적 조직문화'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8년 동안 근무한 이 총재는 구성원간의 소통방식을 바꿔 어느 직급이든 격의 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토론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 또한 조사역이 저와의 점심 자리에서 '지난번 총재님 연설문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경직된 위계질서를 없애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 정책서비스의 최종 수요자는 외부의 경제주체라고 지적하며 "외부 사람들은 알 수도 없고, 찾지도 않는 내부용 보고서"만 만들지 말고 수요자 중심의 "고객 마인드"를 가지자고 말했다. 그는 "한은은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행여 정책적 함의나 대안 제시가 불러올 논쟁을 피하려 하지는 않았는지 자문하자"며 "수요자가 원하는 내용을 분석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만 국가경제의 씽크탱크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재는 일과 삶의 균형, 직원들의 자기계발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삶의 질, 생활의 질이 균형있게 보장돼야 하며, 이는 급여나 복지수준에 대한 만족도가 전제돼야만 한다"며 "현실적인 제약이 있겠지만 총재로서 개선 가능한 부분이 무엇인지 작은 부분까지 최대한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어 "100세 시대를 살아갈 우리 젊은 직원들은 한은을 은퇴한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한은에서만 쓰일 수 있는 인적자본 육성이 아니라 개개인의 시장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경력관리와 전문성 강화를 지원함으로써 개인의 발전에 조직이 디딤돌이 되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 같은 변화를 위해선 위아래 직급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며 "정보통신기술 시대에 스스로의 노력은 등한시한 채 문제의 근원이 조직문화 때문이라는 '편리한 불평'을 하지는 않았는지 자문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세계적 물가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또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금 중요해지고 있다"며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가 더욱 커지면서 통화정책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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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또다시 시사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정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금리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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