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 후 노사 갈등 우려
기업, "정년연장형은 무효 아냐"
경제단체·고용부도 확대해석 경계 목소리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공공기관사업본부 소속 관계자들이 임금피크제 지침 폐기 및 노정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공공기관사업본부 소속 관계자들이 임금피크제 지침 폐기 및 노정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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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이유가 없이 나이만을 기준으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 시행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의 후폭풍이 거세다. 삼성, SK 등 주요 대기업 노조들이 잇따라 회사에 임금피크제 폐지를 위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 이에 사측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데 노사간 갈등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가이드라인' 제정 필요성이 제기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지난 3일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에게 임금피크제에 대한 사측의 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냈다.

노조는 공문에서 최근 대법원 판결 내용을 지적한 뒤 회사는 근무 형태와 업무의 변경 없이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한 임금피크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차별이므로 폐지를 요구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불합리한 임금피크제 운영으로 인한 금전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소송'을 통해 책임을 묻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노조에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으로 합리적이고 정당한 방식으로 결정된 것인 만큼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초기에는 만 55세를 기준으로 전년 임금 대비 10%씩 줄여나가는 방식이었지만, 이후 임금피크제 적용 시기를 만 57세로 연장했고 임금 감소율도 5%로 낮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년을 연장했고 삭감률도 낮춰주는 등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개선됐다"며 "특히 대법원이 지적한 임금피크제 사례는 정년유지형인 만큼 정년연장형인 삼성전자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노조도 올해 단체협상 요구안에 임금피크제 폐지를 포함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5년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58세부터 연봉피크제를 적용 중이다. 고정임금 급여는 해마다 5%씩 줄어든다.


임금피크제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노조의 요구에 기업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조와 대립을 지속했던 만큼 임금피크제 이슈가 또 다른 노사갈등의 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년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대법원이 문제 삼은 연령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의 상당수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단체 등을 중심으로 대법원의 임금피크제 판결과 관련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적법한 임금피크제마저 무력화하려는 노조 측의 요구가 거세 자칫 노사갈등이 불거질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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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고용노동부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가 모두 무효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고용부는 대법원이 이번 판결에서 내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적정성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는지 등 4가지 판단 기준을 놓고 따져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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