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역적자 78.5억달러…금융위기보다 빠르다
1~5월 무역적자 78억달러 넘어…외환위기 후 25년만
에너지·원자재 값 급등 여파…'금융위기' 2008년보다 빨라
식량보호주의 등 악재 겹쳐…올해 적자 160억달러 육박할듯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부두 모습. 4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2년 2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이 이어지면서 경기 둔화 우려는 더 커지는 모습이다. 2022.5.31 handbrothe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무역수지 적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쌓인 무역적자만 78억달러가 넘는다. 이는 1~5월 기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만의 최대 무역적자다. 주요국의 ‘식량보호주의’ 기조에 곡물 가격도 오르고 있어 올해 연간 무역적자가 16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17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615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1.3% 늘어난 반면 수입은 632억2000만달러로 32% 증가한 결과다. 무역수지는 결국 지난 4월(-25억1000만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앞서 무역수지는 올 2월 흑자 전환했지만 지난 4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78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1~5월 기준 무역적자가 이같은 규모로 치솟은 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92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후 25년만이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쳤던 2008년(63억4000만달러)과 비교해도 15억1000만달러 많다. 이 추세라면 1~2개월 이내로 무역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무역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에너지와 원자재 값에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갈등에 따라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며 수입액도 꾸준히 600억달러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액은 지난해 12월(611억6000만달러) 사상 처음 600억달러를 넘어선 후 올 2월을 제외하고 매달 600억달러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에너지 수입액은 147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4.4% 급증했다.
문제는 무역적자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수출에 악재로 작용하는 중국의 대규모 봉쇄조치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식량보호주의 기조가 확산하며 국제 곡물 가격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달 농산물 수입액은 24억2000만달러로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20억달러대를 기록했다.
올해 무역적자가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연구원(KIET)은 최근 올해 무역적자가 158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2000년대 들어 연간 무역적자를 낸 건 2008년(133억달러)이 마지막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고유가 등 대내외 여건을 전체적으로 보면 올 하반기도 무역수지 개선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100억달러대 규모의 무역적자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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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한국 경제 ‘성장엔진’인 수출이 입을 타격을 우려하는 건 마찬가지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높은 수준의 에너지·원자재 값이 이어지며 무역적자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글로벌 저성장, 인플레이션, 공급망 불안 등 대내외 경제 상황은 수출 중심으로 성장을 이룬 우리 경제에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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